여성변회 "아동 성폭피해자 진술녹화물 증거능력 부정 헌재결정 규탄"
여성변회 "아동 성폭피해자 진술녹화물 증거능력 부정 헌재결정 규탄"
  • 웰페어이슈(welfareissue)
  • 승인 2021.12.27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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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회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19세 미만 성폭력 피해자 진술녹화 증거능력에 대해 위헌 결정한 헌재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1.12.2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헌법재판소가 19세 미만 성폭력 피해자의 진술 녹화물을 조사과정에 동석했던 신뢰관계인의 인정만으로 재판 증거로 쓸 수 있도록 한 현행법 조항에 위헌 판결을 내린 가운데 한국여성변호사회가 "2차 피해의 심각성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결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윤석희)는 24일 "미성년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영상진술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규탄하며 재입법을 촉구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날(23일) 헌재는 6대3 의견으로 19세미만 성폭력 피해자의 진술이 수록된 영상물을, 본인이 아닌 조사과정에 동석했던 신뢰관계인의 인정만으로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있도록 규정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했다.

여성변회는 "미성년 성폭력범죄 피해자가 성폭력범죄 그 자체로 경험하는 파괴적인 피해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사법현실에서 경험하게 되는 2차 피해의 심각성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결정"이라며 "미성년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헌재는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심리비공개, 증인지원시설설치, 신뢰관계인 동석 등의 규정이 있어 미성년 성폭력범죄 피해자에 대한 보호가 가능하다고 언급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범죄 사건에서의 공판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여성변회는 "미성년 성폭력범죄 피해자에 대한 반대신문 과정에서 피해자 진술의 약점을 탄핵하고 피해 경험을 샅샅이 복기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법관의 지휘 아래 아동·청소년이 입을 정신적 충격을 고려해 정제된 신문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동·청소년이 사실상으로나 법적으로 자신의 기본권 침해사실을 성인과 동등한 수준으로 외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아동·청소년의 기본권과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의 '조화'를 단지 형식적으로 도모했다"며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가 실질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사법체계 구축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