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으로 쟁취한 크리스마스 선물...교통약자편의증진법 개정안의 국회 소위 통과를 환영한다
투쟁으로 쟁취한 크리스마스 선물...교통약자편의증진법 개정안의 국회 소위 통과를 환영한다
  • 웰페어이슈(welfareissue)
  • 승인 2021.12.2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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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예수의 2021번째 생일이다. 세상을 구원하고 하느님의 나라를 이 땅에 구현하기 위해 하느님이 스스로 인간의 몸을 빌어 세상에 온 날이다. 예수의 탄생과 부활로 보여준 이 구원과 혁명의 메시지는 인간들의 실천 행동으로 완성되어야 하는 것이었다.

2천여 년이 지난 지금, 과연 우리는 구원받을 자격이 있는가? 또 우리가 혁명을 완수할 의지가 있는가? 전 지구를 인간이 더 이상 살 수 없는 황무지로 만들어버릴 기후위기까지 언급할 필요도 없다.

20년 전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외치며 지하철 선로를 점거했을 때와 똑같이 출근 시간 함께 살자고 지하철 몇 십분 붙잡았다고 장애인들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들을 쏟아내는 사람들을 보며, 그리고 그러한 혐오를 영상에 담아 확산시키는 것을 자신의 돈벌이에 활용하는 유튜버와 이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보며, 과연 우리 인간에게 성탄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회의적이지 않을 수 없다. 꼬박 2년간 지속되어 온 코로나19 대유행은 하느님의 구원과 혁명이라는 성탄의 의미를 까맣게 잊어버린 우리 인간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만연한 절망 속에서 우리는 다시 희망이라는 성탄 선물을 주고받았다.

쏟아지는 혐오의 욕설 속에서도 매일 아침 출근 시간 혜화역에서 시민들을 만나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외쳐온 우리 동지들이 희망이고, 그들의 노력으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문턱을 넘는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법 개정안이 또 하나의 희망이다. 이 개정안에는 일반버스의 대·폐차 시 저상버스 도입을 의무화하는 내용과 광역이동지원센터를 의무화하는 조항 등이 포함되었고, 기재부의 악랄한 반대에 부딪혀 광역이동지원센터의 국비지원 조항은 의무가 아닌 임의조항으로 포함되었다. 이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완전한 승리는 아니지만, 20년 이동권 투쟁이 또 한번의 전진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기세를 몰아 국회에 발의되어있는 장애인권리보장법과 장애서비스법(장애인복지법 전부개정안), 탈시설지원법 통과, 그리고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 비준과 이행체계 마련으로 오늘의 희망을 투쟁으로 이어갈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투쟁으로 만들어낼 희망의 씨앗들이, 인류와 지구상의 모든 생명의 위기를 벗어날, 구원과 혁명이라는 성탄의 미션을 완성해가는 하나의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기도한다.

2021번째 예수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투쟁!

2021년 12월 24일
사단법인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 본 성명서/논평은 웰페어이슈의 편집 방향과 무관하며, 모든 책임은 성명서/논평을 작성한 정보 제공자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