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漂流)하는 대통령 선거판
표류(漂流)하는 대통령 선거판
  • 최주환 전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1.12.3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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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전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내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가 표류하고 있다. 도대체 찍을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가 그중 으뜸이다.

여당이 내세우고 있는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는 도덕성에 흠결이 있다는 이야기가 많다. 음주운전 이력에다가 형수에 대한 막말 그리고 검사사칭에 이르기까지 거론되는 내용마다 정나미가 뚝 떨어지는 것들이다. 게다가 요즘에는 아들의 도박문제까지 불거졌다. 그런가하면 국민의 힘이 내세운 윤석렬 후보는 등장부터가 어리숙하고, 도무지 대통령 후보라고 보아주기에는 기본이 되어 있지 않은 아찔한 인물이다. 그의 아내와 장모는 허위이력과 투기 의혹이 주렁주렁이다.

어쩌다가 우리의 대선판이 이렇게 추잡하게 되었는지 참 서글프다. 대통령 선거는 그 나라의 미래를 기약하는 정치적 이벤트다.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대통령의 권한이 엄청나다. 삼권이 분립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국가적 역량이 출렁인다. 대통령의 관심사가 곧 국가적 아젠다가 된다. 그래서 대통령 선거는 국가의 명운을 좌우하는 절대 명제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내년의 대통령 선거는 단순히 20대 대통령을 뽑는 행위를 넘어선다. 향후 5년동안 우리나라가 지향할 가치와 목표를 설정하는 일이다. 그런데 지금의 꼬라지는 완벽하게 ‘진흙탕 싸움’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는 초상집이다. 다른 나라도 비슷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갑작스럽게 폭증세로 돌아선 코로나19 확진자 추세도 그렇고, 최소한의 생계비조차 건질 수 없는 자영업자들의 비극적인 상황도 그렇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지경에 내몰린 국민들은 좌절의 절벽에서 아슬아슬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런 마당에 희망의 근거가 되어야 할 대통령 후보들의 행태는 국민들을 화병으로 드러눕게 하려고 작정한 것처럼 보인다. ‘공정’을 앞세우는 후보는 공정을 온몸으로 조롱한다. ‘기본’을 주장하는 후보는 엉거주춤한 스탠스로 정체성마저 흐릿해지고 있다.

양당의 선거전략도 한심하다. 국민의 삶은 아예 관심도 없다. 오로지 당선에만 초점을 맞춘 꼼수만이 난무한다. 국민의 힘은 집안싸움으로 하루도 잔잔할 날이 없다. 당 대표를 같잖게 여기는 언행이 시도 때도 없이 속출한다.

민주당은 대통령 후보만 바쁘다. 다른 사람들은 소 닭 쳐다보듯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헐뜯기 싸움’만 도드라져 보인다. 이러다가 엉뚱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놓고 전 국민이 쌩고생을 하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바라기는 이제부터라도 정책선거로 빨리 전환해야 한다.

5년의 비전을 제시하고, ‘토론의 장’에서 그 당부를 격렬하게 겨루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