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사회서비스원, 돌봄노동자 병가 많아 손실 급증?…노조 "병가 악용하는 집단으로 호도말라" 비판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돌봄노동자 병가 많아 손실 급증?…노조 "병가 악용하는 집단으로 호도말라" 비판
  • 사회복지노동조합 기자
  • 승인 2022.01.2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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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 돌봄노동자들의 병가사용으로 인해 노동 손실이 급증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나서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은 지난 24일자 보도자료를 내고 병가로 인한 노동 손실이 14,700시간으로 집계 되었으며 일자로는 1,947일, 금액으로는 1억 5천만원에 달해 손실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특히 황정일 대표는 보도자료에서 “적정한 병가는 근로자의 건강권과 행복권 보장을 위해서 필요하지만 단체협약의 조항(업무 외 질병으로 병가 60일 부여하고 평균임금 100% 지급)을 악용해서 병가를 남발하는 사례는 없는지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하면서 일부의 부정적인 사례를 언급하며 현재 돌봄노동자들의 병가사용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측은 전문서비스직이 14일 이상 병가를 사용하는 비율이 2019년 0.7%에서 9.9%(2020년), 22.6%(2021년)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고 밝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보도자료 화면 캡쳐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보도자료 화면 캡쳐

 

이에 대해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지부(이하 노조)는  25일 성명을 내고 "올바른 운영방향을 가진 사회서비스원이라고면 돌봄 노동자들이 병가를 쓰는 원인이 무엇인지, 어디가 어떻게 아파서 병가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지 그 원인을 분석하고 현장을 개선해나가는 것이 정상적이지만 현재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은 현장 돌봄노동자들을 ‘꾀병노동자’ 취급하는데 혈안이 돼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 측은 "돌봄노동자들은 업무 특성상 감정노동과 근골격계 질환에 잘 노출되는 있는 환경에 속해있고, 유급 병가는 공무원을 비롯해 타 공공기관, 사회복지사 등 다른 돌봄노동 현장에도 제도화  해 시행 중인 내용."이라며 "돌봄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세워진 사회서비스원에서 병가문제에 비판적으로 집착하는 모습을 납득할 수 없다. 특히 올해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시행되고 상병수당 시범사업이 시작되는 등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에 있어서 사회적 관심이 보다 높아지는 시점에서 이런 비판을 쏟아내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노동자들이 일하면서 아픈 것은 회사의 책임이다. 왜 업무의 구조나 시스템을 돌아보지 않고 아픈 노동자 탓만 하는지 현장 노동자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 우리를 월급만 받아가고 병가를 악용하는 그런 부도덕한 집단으로 호도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황정일 대표이사 취임 후 노사관계는 병가와 월급제 비판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노사간 처우개선 교섭이 결렬 이후 돌연 황 대표는 지난 3일 비대면 신년회에서 노동조합의 교섭요구 사항인 '돌봄노동자의 교통비, 촉탁직 가족수당' 등을 언급하며 "종사자 처우개선에 ‘직’을 걸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원으로부터 교통실비 이행권고결정이 나오자  법률대응을 준비하고, 병가제도를 비판하는 등 이중적인 행동을 보여 현장 노동자들의 빈축을 샀다.

이번 병가 비판에 대해서 공공운수노조 조성애 노동안전보건국장은 “노동자에게는 아프면 쉴 권리가 있고, 이를 단협으로 보호하고 있다. 아플 때 병을 키워서 치료하면 치료기간도 오래 걸리고, 회복도 느리다. 이렇게 되면 노동자도 회사도 손해가 되기 때문에 병가제도를 노사가 합의하는 것.”이라며 “사회서비스원은 금액과 휴가일수로 선정적인 발표를 하기 전에 우리 조합원들이 어떤 이유로 병가를 많이 사용했으니 이를 예방하기 위해 이런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어야하는데, 그런 내용은 빠지고 노동자의 도덕적 해이만을 악의적으로 얘기하고 있다.”고 사회서비스원의 언론플레이를 비판했다.

조 국장은 “아마도 많은 노동자들이 근골격계질환으로 병가를 많이 사용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돌봄영역은 사람을 돌보는 일이라 일반적인 육체적 노동과 달리 성인 어른을 돌보기에 근골격계질환 발생이 매우 높다."며 "오히려 노동자들이 빠른 치료를 통해 건강한 상태가 유지된다면, 이용자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는 서비스원의 목적에도 부합할 것이다.”라고 현장의 개선방안에 대해 의견을 냈다.

노조는 “아프면 쉴 수 있는 권리를 무시하고 이것을 돈으로 계산하는 천박한 자본주의적인 인식은 결국 사회와 노동자들에게 철퇴를 맞게 된다”면서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수단을 사용해서 병가제도라는 우리의 권리를 지키며 우리의 건강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