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실천은 혼자 하는 일이 없습니다
사회복지 실천은 혼자 하는 일이 없습니다
  • 이경국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7.03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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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실천은 상호 협력 및 공유가 필수

'군중속의 고독' 이랄까요?
우리는 조직생활을 하면서도 (그 조직 안에서) 외로움을 느낍니다.

다른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혼자 일을 수행하는 것이 편하고, 누군가와 함께 일한다는 것은 가끔 간섭받는 느낌이 듭니다. 그렇다 보니 여럿이 함께 하는 일 보다 차라리 혼자가 낫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하다보니 일하다 외로워도 그냥 일하는거죠.

하지만 이런 혼자 일하는 스타일은 사회복지 실천 조직에서는 바람직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회복지 실천은 대부분 함께해야 효과를 보는 것이기 때문이죠.

자원개발을 예로 듭니다.

복지기관에는 신기하게 ‘후원 담당'이 존재 합니다. 그 복지기관의 후원을 담당 혼자 도맡아 처리한다는 이야기인데 말이 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후원 담당 혼자 그 복지기관의 후원을 도맡아 처리하죠?

후원 담당인 '깨비도' 사회복지사는 기관 내에서 후원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통합니다. '깨비도' 사회복지사가 예비 후원자를 만나면 어김없이 기관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고, 이 규모도 매우 큽니다. 그렇다 보니 ‘이저승’ 관장도 '깨비도'사회복지사를 매우 신뢰하는 눈치입니다. 다른 직원들 보기에도 '깨비도' 사회복지사는 후원 업무가 천직인듯 싶습니다.

'열심히 일한자 떠나라' 인가요? 어느날 '깨비도' 사회복지사가 모처럼 일주일의 긴휴가를 냈습니다. 옆에 근무하는 사례관리 담당  '이은탁' 사회복지사에게 인계인수하고 즐거운 휴가를 떠났죠. '깨비도' 사회복지사를 다시 기관에서 보려면 다음주나 돼야 합니다.

그가 휴가 간지 3일째, 지역주민 한 분이 기관을 방문합니다.

이 분은 '깨비도'사회복지사를 만나러 왔다 합니다. '이은탁' 사회복지사는 '깨비도' 사회복지사가 휴가 갔음을 알립니다. 지역주민은 후원 업무와 관련해 ‘깨비도' 사회복지사에게 물을 것이 있다며 언제 오는지 묻습니다. 그러자 '이은탁' 사회복지사는 다음주에나 올것 같다며 후원 관련 용무 있으시면 '깨비도' 사회복지사가 담당이므로 다음주에 오시라 권합니다.

'이은탁' 사회복지사는 충분히 '깨비도' 사회복지사의 업무대행자로서 대신 일을 받아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은탁' 사회복지사는 인수인계를 받긴했지만  그 지역주민의 후원관련 용무가 무엇인지도 알려하지 않았고 단지 '깨비도' 사회복지사가 '후원 담당'이니 그가 더 잘할거라 믿고 있습니다.

엄밀히 말해 후원은 '이은탁' 사회복지사의 일이 아니니까요.

이 지역주민은 '깨비도' 사회복지사를 만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립니다. 사실 이분은 지역 내 중소기업 사장님이었고 며칠전 '깨비도' 사회복지사의 후원 설명을 듣고 5백만 원의 후원금을 들고 기관을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깨비도' 사회복지사는 그 중소기업 사장님이 그리 빨리 방문할거라 미처 생각했고, '이은탁' 사회복지사에게 이야기한다는걸 깜박 한 겁니다. ‘이은탁' 사회복지사는 이 일에 대해 인수인계 받은 적 없고, 후원업무라 본인 일이 아니므로 그 지역주민을 돌려보내게 된 것입니다.

이때 이 중소기업 사장님인 지역주민은 다시 기관을 방문할까요?
답은 '확신할수 없다' 입니다.

큰맘 먹고 방문한건데 목적달성을 못했으니 당연히 후원 생각과 욕구, 필요성이 반감된거고요. 결국 5백만 원의 후원은 '깨비도'사회복지사의 인수인계상 미 인계와 '이은탁' 사회복지사의 미온적 대응으로 이뤄지지 않게 됩니다.

이 사례는 주변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지난번 칼럼에서 언급했듯 담당제와 영역의 분할은 이처럼 업무의 연속성을 방해하고 비효율을 가져옵니다.

사회복지 실천은 상호 협력 및 공유가 필수입니다.

사업계획도, 자원개발도, 사례관리도, 기타 사회복지 전반 업무도 모두 조직내에서 상호협력을 위한 공유를 해야 하는 전사적인 업무인 것입니다.

현장 일이 워낙 많아서 이렇게 하려면 힘이  두 세배 더 들겠으나, 이는 무난하게 감수해야 하고 이렇게 공동으로 하다보면 더 큰 효율성을 얻을수 있기에 필히 이행해야 합니다.

혼자서 하는 일보다는 여럿이 함께 일하는 것이 복지현장에서는 바람직합니다.

한사람의 열걸음 보다 열사람의 한걸음이 더 중요한 것입니다.(영화 '말모이' 대사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