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는 끝났다
대통령 선거는 끝났다
  • 최주환 전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2.03.2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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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랐지만 결과는 아쉬운 패배였다.

개표 초기에는 고무적인 비율로 앞서갔는데 끝내 역전되었다. 맨 먼저 생각난 것은, 지난 2020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거둔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그게 결국 독약이 되었다. 겸손한 자세와 총력개혁을 잊지 말아야 했다. 그런데 민주당의 행보는 흐리멍덩했다. 엄청난 의석을 몰아주었는데도 혁신입법은 지지부진을 거듭했다. 대통령을 둘러싼 샌님들은 잇속 챙기기에 급급했다. 정제되지 않은 불협화음도 때를 가리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느닷없는 후보’를 들고 나온 야당에게 진 것이다.

선거결과를 보고 상심한 분들이 많다. 국민중심의 정치와 건강한 복지국가의 구현을 기대했던 분들은 생활의 리듬이 흐트러졌다고 호소한다. 당원이 아닌데도 자원봉사로 선거운동에 매달린 분들은 아직도 일을 잡지 못하고 있다. 사실 선거를 앞두고 공표된 여론조사들만 보면 이재명 후보가 밀리는 결과가 많았지만, 여론조사가 불합리하게 가공되었을 것이라는 생각과 바닥 민심은 다를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보수언론의 파렴치에 가까운 편향보도나 당선인이 소속된 정당의 과거행적을 볼 때, 이 선거는 근소한 차이로라도 이재명 후보가 이겨야 한다는 간절함도 있었다.

하지만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판단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본인과 장모와 부인을 둘러싼 온갖 의혹들이 대추나무에 걸린 연(鳶)처럼 무성했는데도 그에게 표를 던졌다. 그의 정치적 미숙(未熟)함을 오히려 참신하다고 치켜세웠다. 어설픈 어퍼컷에 열광하기도 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여준 그를 대통령으로 선택한 것이다. 이런 선거결과를 두고 어떤 시인은 한탄과 낙담이 담긴 마음을 여과 없이 쏟아냈다. ‘사기꾼이나 무능력자가 지배하는 나라에도 살아봤으니 괜찮다. 다시 이기면 된다’고 썼지만, 선거결과에 대한 암담함과 분노는 맹렬했다.

그러나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어버린 이 현실을 마냥 부정할 수만은 없다. 1번 후보의 낙선으로 멘붕에 빠져 있는 사람도, 2번 후보의 당선에 환호하면서 즐거워하는 사람도 같은 하늘을 이고 사는 국민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픔은 크지만, 현실은 수용해야 한다.

마음을 다잡고 할 일을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할 일을 미루다가 엎어져서 코가 뭉그러진 민주당의 반성은 통렬해야 한다. 다리가 휘청거릴 정도로 힘이 빠져버린 벗들도 다시 눈을 부릅떠야 한다.

정신 줄을 놓고 있다가는 그나마 남은 것마저 잃어버릴 수 있다.

늘어져 있으면 안 된다. 곧 지방선거가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