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이 짙었던 베이징 동계 패럴림픽... 그래도 우리는 나아가야 한다
아쉬움이 짙었던 베이징 동계 패럴림픽... 그래도 우리는 나아가야 한다
  •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3.31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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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윤대회기획부장2022 평택세계장애인역도아시아 오세아니아오픈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정성윤 대회기획부장

46개국에서 출전한 564명의 선수들의 역동치는 영혼의 장이었던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이 지난 13일 막을 내렸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6개 전 종목에 31명의 선수가 출전하였다. 이번 대회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데 성공하였다. 대표팀의 주장이자 노르딕스키의 간판인 신의현(42, 창성건설)은 바이애슬론 3종목과 크로스컨트리 3종목 등 6종목을 완주하며 베테랑의 건재함을 알렸고 알파인스키의 최사라(19, 서울시장애인스키협회)와 스노보드 이제혁(25, 서울시장애인체육회)은 데뷔전을 치르며 4년 뒤를 기대하게 하였다.

하지만, 대한민국 동계 패럴림픽 역대 2위와(선수진, 임원 및 관계자 도합 총 79) 베이징 동계올림픽 전체 선수단 중 4위 규모의 선수단을 꾸렸음에도 기존 목표였던 동메달 2, 종합 25위권 진입에는 실패하여 성적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8년만의 동계 메달...젊은 피 수혈과 여성 선수단 확대 시급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에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대표팀이지만, 성적 면에서는 2014 소치 동계패럴림픽 이후 8년 만에 ()메달에 그치며 부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의 부진에 대한 주요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선수단의 고령화 및 비교적 약한 여성 선수단의 경쟁력을 지적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대한민국 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37.8세로 종합 1위를 차지한 중국 대표팀의 평균 연령인 25세와 비교하였을 때 선수단의 고령화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동·하계 패럴림픽 대표팀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기도 하다. 또한, 대표팀에서 여성 선수는 단 2명으로 이번 대회가 패럴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여성 선수가 참가한 대회인 점을 미루어 볼 때 이 부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당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실업팀 확대를 통한 선수층 확보와 경쟁 시스템 구축이 최우선 과제

패럴림픽 대표팀의 고질적인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선수단의 고령화 문제는 선수층의 부족이 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선수층의 부족은 전문체육인 육성에 있어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실업팀의 부족에서 비롯된 문제이다. 결국, 선수단의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고 대표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장애인 체육 실업팀의 활성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동계 장애인 체육 실업팀은 4개 종목(노르딕스키·아이스하키·알파인스키·휠체어컬링)6개 팀에 불과하다. 각 종목당 서로 경쟁할 수 있는 실업팀이 2개 이하이며, 이는 얕은 선수층과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하계 장애인 체육 실업팀의 경우 동계보다는 나은 사정이지만 그나마도 대부분의 선수들은 1년 계약직이며, 열악한 재정으로 인해 무늬만 실업팀인 경우가 있는 등 선수들에게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하기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 주도의 실업팀 활성화를 이끌어 내야한다. 현재 국내의 장애인 체육 실업팀 98개 중 지자체와 시도지회가 81개이며,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 내의 장애인 체육 실업팀은 17개이다. , 장애인 체육 실업팀 운영의 대부분을 지자체나 시도지회가 맡고 있는 것이다. 지자체와 시도지회의 장애인 체육 실업팀의 확대는 지자체의 재정건전성 약화와 직접적인 정부의 예산이 투입돼야 하므로 제한적이다.

따라서,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의 장애인 체육 실업팀 활성화를 우선시해야 하는 것이다. 공공기관의 경우 국민체육진흥법 제104항의 규정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한 공공기관(상시 근무 직장인이 1천명 이상인 공공기관) 운동 경기부 설치 및 운영을 명시하고 있지만 장애인 체육 실업팀 설치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 때문에 공공기관의 장애인 체육 실업팀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련 특례 개설과 실업팀 설치 및 운용 현황을 경영평가에 반영하는 등의 직접적인 유도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반면, 민간기업의 경우 공공기관과 같이 직접적인 규정을 통해 장애인 체육 실업팀 활성화를 이끌어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민간기업의 장애인 체육 실업팀 유치를 위해서는 관련 인센티브의 강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장애인 체육 실업팀의 운용과 관련하여 민간 기업이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로는 조세특례제한법 제104조의 22 ’기업의 운동경기부 등 설치·운용에 대한 과세특례규정이 대표적이다. 다만, 현행 규정에서 장애인 체육 및 E-스포츠팀을 설치한 민간 기업에 팀 운영비의 10%(장애인 체육은 20%)를 법인세에서 공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지난 2020년 민간 기업이 해당 특례로 절감한 비용이 총 6억 원에 불과할 정도로 운용비용에 비해 혜택이 부족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민간기업의 관심 제고를 위해서는 현행 조세특례제한법 제104조의 22에 규정된 법인세 감면 혜택의 강화나 장애인 체육 실업팀의 운용을 K-ESG 경영평가 가이드라인에 확대 반영하는 간접적인 유도 정책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와 같이 실업팀의 양적 증대가 선수층의 증가로 반드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선수층의 증가를 위해서는 실업팀의 양적 증대와 더불어 국민들의 장애인 체육에 대한 관심과 참여의사를 높이는 정책이 동반되어야 한다.

지난 평창 동계 패럴림픽과 관련된 연구에 따르면 지체장애인의 패럴림픽 정보서비스 수용도는 지체장애인의 동계스포츠에 대한 직·간접적 참여의도에 정(+)의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 패럴림픽과 관련된 정보 및 이미지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하는지가 지체장애인들의 동계스포츠에 대한 직·간접적인 참여의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패럴림픽 종목과 관련된 정보를 얻기가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대회 중계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든 관심 종목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패럴림픽 관련 온라인 플랫폼 등의 체계화된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한 시스템에 현직 패럴림픽 선수들의 발자취를 스토리텔링을 통해 홍보하여 그들만의 열정적인 이미지를 제공한다면 자연스럽게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참여의사를 높이는데 효과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처럼 정부의 지원과 국민들의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면 4년 뒤 밀라노에서는 패럴림픽 대표팀의 투혼만 빛나는 것이 아닌 그 결과까지 빛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