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장애인거주시설부모회 간 간담회에 붙여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장애인거주시설부모회 간 간담회에 붙여
  • 웰페어이슈(welfareissue)
  • 승인 2022.04.0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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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에 진행된 국민의 힘 이준석대표와 전국장애인거주시설부회 간 장애인탈시설 간담회에 대해 아래와 같이 우려를 표합니다.

우선 간담회에서 제기된 지역사회 서비스가 전무한 상황에서 장애인탈시설 정책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일부 공감을 합니다.

지역사회에서 발달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너무나 제한적이어서 대부분의 돌봄의 지원을 가족이 책임지고 있습니다. 가족에게만 전가된 발달장애인지원의 부담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한 일부 부모들은 본인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거나, 본인 죽음 이후 방치될 발달장애인 자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합니다.

이에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가족에게만 전가된 발달장애인 지원의 책임을 국가가 함께 나눠 달라고, 발달장애인 하루 최대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요구해왔습니다.

최소한 일할 수 있는 발달장애인에게는 지원고용을 통해 노동을 지원하고, 일하기 어려운 발달장애인에게 주간활동서비스 및 주간보호센터 등 낮 활동을 지원하고,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을 원하지 않거나 기타 이유로 독립적인 주거를 원하는 경우 지원주택 등 주거유지서비스를 통해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요구입니다.

다시 말해, 발달장애인의 탈시설 문제는 발달장애인의 지원 서비스가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논란입니다.

이준석 대표는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정치인입니다. 발달장애인 지원의 부재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죽고, 죽음을 선택하는 비문명적인 상황에서 탈시설 정책을 제고할 것이 아니라 발달장애인 하루 최대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으로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가 더 의미있는 삶이 될 수 있도록 정책을 펼쳐나가야 할 것입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작년 7월 전국장애인거주시설부모회 관련 성명서로 이하 내용을 갈음하고자 합니다.

발달장애자녀의 귄리를 위해 반목을 넘어 연대로!!
전국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 부모회에 연대의 손을 내밀며!

어제 7월 26일 전국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는 보건복지부 앞에서 지역사회 지원체계 없는 탈시설로드맵에 반대하며 집회를 개최하였고, 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는 중증발달장애인과 가족을 죽음으로 내모는 탈시설정책을 즉각철회 할 것을 요구 하였다고 한다. 또한 이에 앞서 지난 14일에는 자신의 발달장애자녀가 거주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밝힌 부모가 “시설퇴소는 우리에게 사망선고다”라는 국민청원을 게시하였다.

먼저 자신의 발달장애자녀를 거주시설에서 보내고 죄인처럼 살면서 목소리조차 내지 못했던 부모들이 발달장애자녀의 권리와 복지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단체를 구성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 하지만 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 보다 먼저 발달장애자녀의 권리와 복지 증진을 위해 활동해온 부모단체로서 가슴이 먹먹함을 금치 못한다.

과연 거주시설에서 생활하는 발달장애자녀를 둔 부모들이 피눈물 흘리며 강력히 호소하는 것이 ’탈시설‘, 즉 발달장애자녀가 생활하는 거주시설을 폐쇄하고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것인가.

발달장애자녀를 거주시설로 보낸 시기와 이유는 부모마다 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역사회에 발달장애인 지원체계가 거의 전무한 이 사회에서 발달장애자녀의 지원을 오롯이 감당해야만 했던 부모들, 그로 인해 파괴되어갔던 가정, 그리고 주위의 차별적 시선들....

이런 고난 속에서 발달장애자녀를 둔 부모는 자녀를 거주시설로 보내기 전에 수십 번 아니 수만 번 자녀를 살해하고 자살하는 비극적인 선택을 고민했을 것이다. 그리고 차마 자신의 손으로 자녀를 살해할 수 없어서 피눈물 흘리며 거주시설 입소를 선택했을 것이다.  

만약 지역사회에 하루 최대 24시간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체계가 구축되어 있었다면 부모는 자신의 소중한 자녀를 시설에 보냈을까. 그리고 현재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가 구축되어 있다면 아니 그런 여지가 1%라도 보인다면 “시설퇴소는 우리에게 사망선고다”라고 울부짖었을까. 거주시설에서 생활하는 발달장애자녀를 둔 부모들의 절박한 요구는 결코 ’거주시설 존폐‘의 문제가 아니다.

10여년전 정부는 분명히 이야기했다. “현재 발달장애인 지원체계가 구축되어 있지 않아 당장은 힘들다, 하지만 지금부터 지원체계를 구축하여 탈시설을 진행하겠다.” 그로 10여년이 지난 지금, 발달장애인 지원체계는 약간의 신규 서비스가 도입되거나 기존 서비스가 약간 확대되었을 뿐 여전히 지원의 대부분 책임은 부모나 가족에게 전가되고 있다.

발달장애자녀를 거주시설로 보내지 않은 부모는 10여년전이나 지금이나 자신이 자녀보다 하루 더 살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자녀를 거주시설로 보낼 수밖에 없었던 부모들은 10여년전이나 지금이나 거주시설이 폐쇄되지 않기를 소망한다. 자녀보다 하루 더 살기를 소망하는 부모나 자녀가 생활하는 거주시설이 폐쇄되지 않기를 소망하는 부모나 궁극적인 소망은 동일하다!!

더 이상 발달장애자녀에 대한 지원을 부모나 가족에게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가 책임지고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24시간 지원체계를 구축한다면 부모는 자녀보다 하루 더 살기를 소망하지 않으며, 또한 부모는 자녀가 생활하는 거주시설이 폐쇄되지 않기를 소망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노심초사하며 탈시설 반대를 울부짖는 거주시설 이용자 부모들과, 그리고 뜻을 같이하고 있는 부모들께 간곡히 호소한다. 거주시설 존폐 문제를 넘어 우리의 소중한 발달장애자녀들이 지역사회에서 한 구성원으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마음을 모아 투쟁하자고!!

그리고 국가의 책무를 방기하고 발달장애자녀를 둔 부모들을 죽음의 벼랑 끝으로 모는 것도 모자라서 부모들끼리 서로 대립하고 반목하게 조장하는 정부는 25만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무릎 꿇고 사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더 이상 알맹이 없는 빈 껍데기 같은 탈시설 정책이 아니라 거주시설에서 나오더라도 지역사회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통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대책이 포함된 진정한 탈시설 정책을 지금 당장 수립하고 이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25만 발달장애인 그리고 그 가족과 연대하여 발달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당당히 살아가는 그 날이 올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2021년  7월  27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 본 성명서/논평은 웰페어이슈의 편집 방향과 무관하며, 모든 책임은 성명서/논평을 작성한 정보 제공자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