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벗어나는 길목에서 우리가 기억할 것
코로나19를 벗어나는 길목에서 우리가 기억할 것
  • 양동훈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5.09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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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www.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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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터널을 지나 끝이 보인다고 하던 때가 벌써 백신접종을 막 시작할 때 였는데 결국 이제서야 정말 그 끝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밖을 나서는 것이 더 어색한 요즘, 우리는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이 시대를 그래도 잘 버텨왔다고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코로나19 시대는 사회복지 현장을 많이 바꾸어 놓았습니다. 대면으로 하는 일을 당연시 했던 것에서 비대면으로 해도 아쉽긴 하지만 못할 건 없다는 가능성을 열어 주었습니다. 종사하는 선생님들 역시 비대면 서비스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다양한 툴을 다룰 수 있는 역량을 가지게 되었고 보다 유연한 사고를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동안 관성적으로 해왔던 많은 서비스와 프로그램들 중 이젠 하지 않아도 될 것과 다르게 하면 더 유익한 것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귀한 배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의 해제와 마스크로부터 해방의 기쁨에 잠시 취한 채 역시 준비없이 탈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것을 아닐까 걱정해 보며 코로나19를 벗어나는 길목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에 대해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얼마 전, 복지관에서 돕고 있는 혼자 사는 장애인 할머니가 감기증상이 생겼다고 연락이 와서 담당 사회복지사와 간호사 선생님이 가정에 방문하여 자가키트를 해봤더니 두 줄이 선명하게 떴습니다. 다른 가족들도 즉시 도울 수 없는 상황에서 선생님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할머니를 병원으로 모셔다가 검사하고 약을 처방받아 다시 집에 모셔다 드린 일을 기억합니다.

아무리 비대면 서비스의 아이디어가 많고 스마트기기와 장비가 갖추어져 있고 가상의 공간에서 이런 저런을 체험을 할 수 있다 해도 결국 현실적인 복지현장에서 필요한 것은 이렇게 할머니의 집에 주저하지 않고 직접 찾아가 병원에 모셔다 드릴 수 있는 실천입니다.

코로나19의 특수한 상황에서 많은 사회복지기관과 시설에서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와 온라인 가상공간 그리고 SNS을 활용한 복지실천의 아이디어를 내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블록체인, NFT, ESG 등등 이름도 생소하고 책 두어권은 제대로 읽고 연구해야 이해할 수 있는 개념들을 접목하여 서비스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사회복지인으로서 최신 사회와 환경의 트렌드를 읽어내고 접목하여 더 좋은 실천을 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지나치게 유행을 따라 본질을 놓친 채 겉모습만을 따라가는 경향을 경계해야 합니다.

그리고 탈코로나19의 상황에서 집합과 모임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의 제한이 해제되었다고 해서 다시 2년 반 전에 우리가 관성적으로 해왔던 똑같은 형태의 서비스, 프로그램, 행사들을 고민없이 재개하는 일도 주의해야 합니다. 어쩌면 다시 오지 않을 이런 기회에 그동안 관성적으로 해왔던 일들을 점검해보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가지치기를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해 물리적으로 어쩔 수 없이 닫혀버린 서로에 대한 친밀감과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마스크를 쓰고 대면하지 않는 것이 더 편한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 될 것이며 클라이언트 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 그리고 다양한 지역사회의 단위에서 네트워크를 회복해야 합니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시대를 지나 이젠 언젠가 또 찾아올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하며 미리 예측하고 준비해야 하는 과제가 우리 사회복지인에게 주어졌습니다.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며 얻은 시행착오와 새로운 시대의 기술과 트렌드를 접목한 아이디어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을 돕고 사람을 살리는 사회복지의 본질을 잘 담아내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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