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끌어안아야 한다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끌어안아야 한다
  • 최주환 전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2.05.16 10: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전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일방적인 의사전달 방식을 소통이라고 강변하는 ‘벽창호’들이 있다.

이 사람은 매사 결정론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저 사람은 말투를 보니 게으를 것 같다’고 생각하거나 ‘혈액형을 보니 어떤 사람인지 알겠다’는 등의 얼토당토않은 말을 늘어놓는다. '이런 일도 못하느냐'고 무작정 비난하는 사람도 이런 범주에 속한다. 리더가 이 모양이면 그 조직은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 좌절감을 안고 조직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진다. 그런데도 자신의 결정이나 방향제시가 옳다는 고집을 놓지 않는다.

그런 곳은 직장이 아니라 지옥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조직들이 아직도 주변에 적지 않다는 점이다.

부정적인 피드백으로 자신의 우월함을 증명하려는 ‘찌질이’들도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행복한 법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던가. 그런데도 입만 열면 다른 사람의 수고를 깎아내리는 사람이 있다. 자신의 수고와 열정을 폄하하거나 부정하는 사람과는 말도 섞고 싶지 않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다듬어지지 않은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만이 최선이고, 자신의 판단만이 최상이라고 여긴다. 이들에게 소통이란 없다. 지시와 명령만이 있을 뿐이고, 위협과 공갈이 의사소통의 전부다. 이런 부류가 아직도 곳곳에 널려있는 현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큰 조직이건 작은 조직이건 간에 책임자가 할 일은 조직 구성원의 마음을 읽는 일이다. 그들의 마음을 완벽하게 알아낼 수는 없겠지만, 그들의 마음에 담긴 일들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조직의 안정성에 균열이 발생한다. 한번 생긴 균열은 치유가 어렵다. 그래서 지도자나 책임자가 할 일은 사업의 진정성이나 창의성을 말하기 전에 구성원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고 다독이면서 하나로 모아가는 일에 전념해야 한다. 조직을 장악한답시고 구성원들의 마음에 생채기를 만드는 행위는 치졸하다. 비인간적이고 야만적이다. 어설픈 선민의식은 치명적인 부메랑이 될 뿐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상대방의 마음을 끌어안아야 한다. 강압적인 말투나 ‘같이 하기 싫으면 나가라’는 등의 패륜적인 망발은 상대방의 마음을 아예 닫게 만든다. 밖에서는 유능하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이 자신의 조직에서는 이런 따위의 언어폭력을 자행한다는 서글픈 소식을 접했다.

자기가 조금 높은 지위에 있다고 동료직원을 무시하거나 배타적인 언행을 일삼는 것은 아주 저급한 태도다. 더구나 사회복지조직에서도 이런 일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행여라도 부하직원이 무능하게 보이거나 다른 사람의 수고가 값싸게 보이거든 먼저 자신부터 꼼꼼하게 돌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