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적인 사회가 되는 마음
이타적인 사회가 되는 마음
  •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5.2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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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 박재찬 사회복지사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 (박재찬 사회복지사)

이타적이란 사전적 의미로는 자신의 이익보다는 타인의 이익을 꾀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하지만 필자는 자신과 타인 모두 이롭게 하는 마음으로 규정하고 싶다.

지금 사회는 이타적인 모습을 찾기 어려운 것 같다. 개인의 균형 있는 삶을 중시하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되는 현실이다. 그래서인지 근래에 장애인 정보를 찾다보면 연관검색어나 뉴스 상위에 '장애인 시위'가 우선적으로 표시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슨 일로 시위를 했나?’ 하며 기사 내용을 확인하는 경우도 있겠고, ‘지하철 운행을 정체시켰겠군.’ 하면서 스치듯 지나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지난번에 나도 시위 때문에 지각했는데 또 했나보군하며 좋지 않았던 기억으로 과거를 떠올리는 일도 있을 것이다.

신문기사의 제목도 '장애인단체 시위 때문에 지하철 지연 출근길 지각 속출같이 자극적인 단어로 표출되는 경우가 많다. 내용을 보면 그래도 신문이기 때문에 나름 중립을 지킨다고 시위하는 원인과 요구사항, 주변 시민들의 성난 목소리를 나열하고 불편을 초래했다는 분위기의 느낌으로 마무리를 한다. 너무 비관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신문기사도 지하철을 막았다는 것과 운행시간이 지연되어 시민들이 직업생활을 하는데 불편을 겪었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것처럼 보여서 안타까운 심정이다.

더욱이 댓글을 보면 읽어보기 싫을 정도의 말이 90% 정도, 이해는 되지만 시민에게 피해 없는 방향으로 시위해야 한다는 의미의 말도 있고, 악성댓글을 반박해주는 내용도 있다. 또한 영상을 보게 되면 시민들의 불평이 더욱 귀를 불편하게 한다. "왜 출근시간에 나와서 바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냐", "왜 여기서 이러냐? 나가서 시위를 하던지, 길을 막던지 해라", "조용히 해라, 시끄럽다" 등은 기본이고 심지어 욕설까지 난무한다.

시민들은 장애인이 이동을 하든지 말든지 전혀 무관하기 때문에 피해를 받는다고 생각한다면 불편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언행을 하는 비장애인은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는 신체가 있어서 편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니까 장애인의 이동권리는 생각해볼 필요도 없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전혀 없는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이니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타적으로 생각을 전환해 보면 좋겠다. 장애인이 얼마나 이동할 권리에 제약이 많으면 이런 방법으로 시위를 할까? 라고 생각해준다면 심한말까지 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설마 시위하는 장애인도 시민에게 불편을 주면서 시위하는 것이 좋아서 하는 경우가 있을까? 또 비난을 들으면서도 시위하고 싶은 사람이 1명이라도 있을까? 필자 생각에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단 1명도 없다가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좋은 방법이 아닌 것을 알지만 격한 방식의 시위도 어쩔 수 없이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시민들이 말하는 것처럼 지하철 역 관리사무소 앞에서 팻말을 들고 시위하면 실시간 검색어에 등록될 수 있을까?, 지하철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 장애인도 이동권리가 필요하구나.”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스치기라도 할까? 지금 같은 우스갯말, 방송예능, 개인적인 대화 등 일상 속에서 나만 아니면 돼라는 관념이 팽배한 사회에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개인의 출근시간에 늦는 것을 감수하라는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에게 공정하지 않은 환경개선에 간접적일지라도 공감과 이해의 시선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더 좋은 방향이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지하철 기관사님은 장애인단체 시위로 운행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로 방송할게 아니라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승차하고 있습니다. 가능하신 승객께서는 탑승을 도와주시고 공간을 최대한 마련해 주시면 열차의 빠른 출발에 도움이 되겠습니다.”라고 하면 지연되는 시간이 더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시민들도 불평, 비난, 고성으로 말씨름하는 시간에 탑승을 돕는다면 평소보다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출근에 늦는 경우가 조금이라도 줄어들 것이다.

행정기관들도 마찬가지이다. 온건한 방식의 제안이나 건의, 요청사항은 구체적인 답변과 실천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이런저런 이유가 원인이라고 말하며, 요구에 대한 개선을 실행하지 않으니 격한 시위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시민들이 말하기를 자신들은 잘못이 없는데 시위 때문에 왜 불편을 겪어야하냐고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직접책임은 없더라도 일부 간접적인 책임이 있다. 공공환경 개선이나 예산을 결정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지역구, , , 그 상위까지 선출직 행정가들이다. 그렇게 선출된 사람들이 기관장도 임명하고 그 하위 일선 담당자를 채용하거나 선발한다. 이와 같이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행정가를 선출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바로 시민들이다. 따라서 크고 작은 차이는 있지만, 개선이 필요한 사회 환경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잘못이 없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장애인의 격한 시위가 생기지 않도록 권리요구가 원활하게 받아들여지고, 갈등과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불편환경이 자연적으로 개선되는 사회로의 발전이 가장 좋은 방향일 것이다. 그러나 갈등이 발생하더라도 각자의 입장차이가 있다고, 자신은 해당사항 없다고 하며, 불평, 비난을 할 것이 아니라, 갈등 속에서 최대한 자신과 타인을 모두 이롭게 하는 방향을 찾아가는 이타적인 마음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공감하는 우리가 될 수 있는 마음의 밑그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