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물길을 여는 것이다
정치는 물길을 여는 것이다
  • 최주환 전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2.06.02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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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전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정치판이 초딩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돌아가는 꼴을 보면 혀를 차기에도 아까운 모양새다.

정권을 내놓고 아직도 멘붕에 빠진 민주당이야 그렇다고 하더라도 국힘당이 지난 한 달 동안 보여준 행태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국회에서의 발목잡기와 어거지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한국정당의 역사를 일관되게 관통하는 일종의 습관이다. 국힘당이 야당일 때는 지금보다 훨씬 고약했다. 그랬으면 이제 집권세력이 되었으니 제대로 된 정치력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웬수’를 대하듯이 야당을 대하고 있다. 게다가 이 정부의 인사정책과 대북정책 그리고 외교행보는 그야말로 ‘니나노 수준’이다.

국힘당은 대통령 취임식 다음날부터 야당 때문에 일을 할 수 없다고 칭얼댄다. 의석 수가 적어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다는 푸념만 한사발이다. 그러나 정치는 이상이 아니고 현실이다. 거대야당의 발목잡기가 일상화 되어 있으면 그 발목잡기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살피고 그들이 주장하는 바를 헤아리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물론 야당의 주장 중에는 거북한 것들도 있다. 자신들과 같이 미국을 숭상하고 일본을 옹호하는 가치관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대인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국회의석의 절반을 상회하는 야당의 주장을 깔아뭉개고는 국정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없다.

통합과 협치를 내세우려면, 야당이 요구하는 것들 중에서 합리적인 의제들은 과감하게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속된 표현으로 ‘어르고 달래는 것이 상책’이라는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온 나라가 시끄러울 정도로 울어댈 수밖에 없다. 아이들만 그러는 것이 아니다. 어른이라고 다를 바 없으며, 정치집단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처음에는 약간 까탈을 부리려고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스스로 울음을 그치기가 민망한 상황이 된다. 우는 아이에게 무작정 울음을 그치라고 윽박지르면 울음소리만 커진다. 이런 상황을 조율하는 것이 정치적 타협이다. 야합이 아니라 협치의 모티브를 만드는 것이다.

간혹 정치를 물에 비교한다. 자연스런 흐름이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정부여당의 행태는 물길을 가로막고 서서 물이 흐르지 않는다고 호들갑을 떠는 것과 같다. 지킬 것만 알고, 양보할 것이 무엇인지를 모른다면 자연스런 정치가 아니다.

자기 사람은 무조건 지키고 상대방이 싫어할 사람을 내세우면서 말로만 통합을 운운하면 국민이 그 뻔한 속내를 모를 것 같아도 꼼꼼하게 기억해 두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불과 얼마 전에 스스로 경험한 일이 아닌가. 그런데도 알량한 승자독식의 재미에 취해서 지킬 것과 양보할 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남 탓만 늘어놓다가는 조만간 속 터지는 처지에 몰릴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