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귀로 들으니 제주가 보였다"…시각장애인들의 특별한 여행
[르포]"귀로 들으니 제주가 보였다"…시각장애인들의 특별한 여행
  • 웰페어이슈(welfareissue)
  • 승인 2022.06.09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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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오른쪽에서 두번째)이 8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성이시돌 센터 내 연못에서 제주관광공사의 무장애 팸투어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팸투어는 보는 데 중심을 둔 기존 여행 방식에서 벗어나 특수 장치를 통해 소리로 주변 환경을 느끼고 체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2022.6.8/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여행은 보는 것이라고 흔히들 생각하지만 다른 방식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걸 알게된 시간이었어요"

여행은 보는 즐거움이라는 걸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시각에만 집중하다보면 다 똑같아 보이는 제주의 바다도 귀를 열면 다 제각각의 매력을 지녔다는 것을 알게된다.

알작지 해변의 몽돌(모가 나지않은 둥근 돌)들이 부딪히는 소리, 서핑 명소로 유명한 중문 해수욕장의 거센 파도 소리, 카페촌이 들어선 월정리 해변의 분주함...분명 같은 제주의 바다인데도 소리만 듣고 구별할 수 있을만큼 개성이 뚜렷하다.

제주에서 눈이 아닌 소리를 통해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고 즐기는 새로운 방식의 여행이 개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8일 시각장애인 20여명을 초청해 무장애 팸투어를 개최했다.

이번 팸투어는 '소리와 감각으로 만나는 제주'라는 테마로 Δ소리로 만나는 제주 Δ향기와 맛으로 느끼는 제주 Δ몸으로 체험하는 제주 등으로 구성됐다.

 

 

 

 

 

8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성이시돌 센터 내 연못에서 제주관광공사의 무장애 팸투어에 참여한 시각장애인들이 보는 대신 소리로 주변 환경을 느끼고 체험하고 있다.2022.6.8/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이날 참가자들은 트래블헬퍼(여행도우미)의 도움을 받아 제주시 한림읍 성이시돌 센터 내 연못 주변을 걸으며 첫 일정을 소화했다.

참가자들은 헤드셋과 녹음 마이크로 구성된 특수장치를 통해 새소리와 풀벌레 우는 소리, 흙 밟는 소리, 바람에 흔들려 사각거리는 풀소리 등을 들으며 보는 것 이상으로 제주의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여행에서 들은 자연의 소리는 녹음해서 집에 돌아가 당시의 기억을 오롯이 간직할 수 있다.

팸투어 참가자 임희원씨(28)는 "녹음 마이크에 벌레가 달라붙은 소리까지 생생하게 들려서 놀랐다"며 "평소에도 숲을 좋아해 숲소리를 녹음하고는 하는데 너무 행복하고 신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 A씨(42)는 "서울은 주변을 녹음하면 자동차 소리만 나는데 여기에서는 깔끔한 자연의소리가 녹음돼 인상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8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성이시돌 센터 내 연못에서 제주관광공사의 무장애 팸투어에 참여한 시각장애인들이 보는 대신 소리로 주변 환경을 느끼고 체험하고 있다. 2022.6.8/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이날 팸투어에는 시각장애인인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도 직접 참가했다.

김 의원은 "관광업에 있어서 열린 관광,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관광의 좋은 예"라며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도 함께 장애의 경계를 넘어 장애 특성에 맞게 유형에 맞는 관광 상품들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국회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소리로 즐기는 여행뿐만 아니라 10일까지 2박3일간 편백 향수 만들기, 제주 전통음식 요리, 다도 명상 등 다양한 제주의 향과 맛도 체험한다.

이번 팸투어에는 노사발전재단 제주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에서 육성한 트래블헬퍼 10여명이 시각장애인의 관광활동을 도왔다.

강봉석 제주관광공사 관광산업혁신그룹장은 "소리를 활용한 이번 팸투어를 시작으로 시각, 청각을 활용한 제주만의 콘텐츠를 계속해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