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30년 착취하고 명의까지 빌린 70대 승려, 1심 징역형
지적장애인 30년 착취하고 명의까지 빌린 70대 승려, 1심 징역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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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6.09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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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지적장애인의 노동력을 30년 넘게 착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 승려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단독 김병훈 판사는 8일 오전 10시 장애인 차별금지 및 구제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부동산실명법 위반,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주지 최모씨(71)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피해자와의 합의, 피해변제를 위해 최씨를 법정구속 하지는 않았다.

최씨는 2008년 4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서울 노원구의 한 사찰에서 지적장애 3급인 피해자에게 예불기도, 마당쓸기, 잔디깎기를 시키고 약 1억2900만원에 상당한 급여를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최씨는 피해자를 1985년부터 사찰 내 허드렛일을 시켰지만 검찰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2008년부터 시행됨에 따라 2008년부터의 행위만 공소사실에 포함해 기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최씨는 2016년 4월 피해자 명의로 서울 노원구 상계동 소재 아파트를 구입하고, 2018년 1월 피해자 명의의 계좌에 대한 출금전표 2매를 허위로 꾸며 은행직원에게 제출한 혐의도 있다.

재판과정에서 최씨 측은 "지적장애인 A씨를 대가없이 30년 이상 보살폈고, 제자로 삼아 스님으로 살아가게 해줬다"며 "A씨의 수술비, 치아 임플란트비, 보험료를 부담해주기까지 했다"며 금전적 착취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은 30년 동안 피해자에게 일을 시키고, 금전대가를 지급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은 피해자가 작업을 잘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때리고, 처벌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재산을 늘리기 위해 장애인 피해자 명의를 이용해 아파트를 취득하고, 은행계좌를 다수 계설해 사용했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자식처럼 생각해 부양했고, 피해자의 노후 대책을 위해 아파트를 증여한 것이라고 변명하기 급급할 뿐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피해자 또한 피고인의 처벌을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피해자가 뇌수술 및 치아 임플란트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적지 않은 돈을 부담한 점, 3회 벌금형 이외에 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점, 사문서 위조 범행에 대해서는 자백하고 있는 점 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