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을 담은 말이 그립다
‘믿음’을 담은 말이 그립다
  • 최주환 전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2.07.12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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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전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요즘은 아예 TV뉴스나 신문을 보지 않기 때문에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속속들이 알지는 못한다.

이런저런 소식을 찔끔찔끔이라도 알게 되는 통로는 아침에 달리기를 한 후, 10여 분간의 휴식시간에 들여다보는 핸드폰을 통해서다. 그래도 정치와 관련된 뉴스들은 가급적 보지 않으려고 하는데, 어쩌다가 보게 되는 소식들마다 먹은 것이 도로 기어 나올 것 같은 궤변들 일색이어서 속이 쓰리다. 어쩌면 그리도 상식 밖의 이야기들을 천연덕스럽게 뇌까리고 있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정치인들의 말에는 믿음이 담겨야 한다. 그런데 믿음은 고사하고 깊은 좌절만 한가득이다. 조선말기의 비극적인 아귀다툼을 보는 것 같다.

소위 거물급 정치인이라는 자들의 ‘자다가 봉창 뜯는 소리’는 가슴을 치게 만든다. 그들은 정치인으로 오랜 기간 활동한 인물들이고, 현 정권 내에서도 일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매사에 조심하고 말 한마디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런 사람의 말 한마디가 가지는 파급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오히려 거친 말과 해괴한 논리로 현 정권의 실책들을 얼렁뚱땅 덮으려고 하거나 윤색하려고 한다. 걸핏하면 전 정권의 일들을 소환해서 입방아를 찧는다. 비슷한 사례를 들먹이는 것도 아니다. 치졸하고 무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느닷없는 집권의 폐해다. 그들의 유일한 무기가 궤변인 이유다.

얼떨결에 야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젊은이도 비슷한 모양새다. 그는 도무지 앞뒤를 분간하지 못하는 말들로 자신이 속한 정당의 동력을 갉아먹고 있다. 그가 젊다거나 여성이어서가 아니라 그의 특이한 언행이 그렇다는 말이다. 그의 말투가 사납지는 않지만, 고약하기 이를 데 없다. 꺼내는 말마다 독침을 방불케 한다. 어디서 배운 버릇인지는 모르겠으나 어거지가 기본이다. 정부요직에 등용한 은혜를 철저하고도 잔인하게 배신한 인물이 국민의 선택을 받은 얼마 전의 선거를 보고 흥분한 것인지, 위아래를 가리지 않고 무턱대고 쪼아댄다. 자신에 대한 비판은 일점도 참지 못한다. 꼬박꼬박 궤변을 늘어놓는다.

궤변은 ‘형식적으로 타당해 보이는 논증을 이용해서 거짓인 주장을 참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논법’이다.

국정의 최고책임자를 포함해서 거물급 정치인이라는 자들이나 야당의 비대위원장을 지낸 이의 말투를 뜯어보면 궤변의 달인들처럼 보인다. 따로 훈련받은 사람들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서로 닮아도 너무 닮아서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이쪽도 나쁘고 저쪽도 나쁘다는 양비론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못된 정치인들의 말 속에 담긴 거짓논리와 주장을 들추려는 것이다. 국민들을 호도하고 짜증과 불신을 조장하는 말들을 내뱉으려면 차라리 입을 닫는 편이 낫다.

믿음을 담은 말들이 그리운 시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