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에 가장 필요한 국가지원은 '소득보장'...2021년 발달장애인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발달장애인에 가장 필요한 국가지원은 '소득보장'...2021년 발달장애인 실태조사 결과 발표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2.09.07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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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발달장애인의 수는 증가추세에 있으며, 취업 중인 15세 이상의 발달장애인은 20.3%에 불과해  소득보장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2021년 발달장애인 실태조사’를 통해 발달장애인의 일상생활, 건강상태, 경제활동, 사회참여 등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처음으로 실시된 조사(’21.11~12월)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을 통해 발달장애인(또는 보호자) 1,300명에 대한 방문 면접조사 방식으로 장애 진단 및 조기 개입, 보육 및 교육, 건강·의료, 일상생활, 경제활동, 사회참여, 결혼과 양육, 가족 내 돌봄, 차별 및 학대, 복지서비스 등 발달장애인의 장애 특성, 영역별 생활실태 및 욕구 파악 조사를 실시했다. 

우선 등록 발달장애인(지적, 자폐성)은 25.2만 명(2021년 6월 기준)으로 2018년(23.4만 명)에 비해 약 1.8만 명 증가하는 등 지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중 지적장애인은 21.9만 명(87.2%), 자폐성 장애인은 3.2만 명(12.8%)이고, 성별로는 남자가 63.3%, 여자가 36.7%로 남자 발달장애인이 여자 발달장애인에 비해 1.7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달장애인의 장애 발견 시기는 평균 7.3세로 자폐성 장애는 3.1세, 지적장애는 7.9세로 나타났으며, 장애 발견 후 평균 4.5년 후에 진단(11.8세)받았다. 이 중 자폐성 장애는 장애 발견 1.5년 후(4.6세), 지적장애는 장애 발견 4.9년 후(12.8세)에 진단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달장애인의 가구 유형은 ‘부부+자녀’로 구성된 경우가 45.6%로 가장 많았고, ‘편모+자녀’가 18.9%, 1인 가구 7.5%, 부부가구 6.4% 순으로 확인됐다. 가구원 수는 3인 가구가 30.5%, 4인 가구 29.1%. 2인 가구 22.4%, 5인 이상 10.4% 순으로 나타났으며, 가구 내 장애인 수는 1인이 81.8%, 2인 이상은 18.1%로 조사됐다. 발달장애인 중 혼자 살고있는 사람은 7.5%로 이 중 지적장애인은 8.5%, 자폐성 장애인은 0.9%로 나타났다. 

 

발달장애인 가구의 월평균 가구소득은 283.5만 원으로, 소득 구간 대별로 보면 100만 원~199만 원(24.7%), 200만 원~299만 원(18.8%), 100만 원 미만(14.5%) 순으로 나타났다.

장애유형별 월평균 가구소득은 지적장애인이 266.7만 원, 자폐성 장애인은 398.9만 원으로 자폐성 장애인의 월평균 가구소득이 전체 발달장애인의 월평균 가구소득에 비해 높았다.

장애 등록, 평균 17.7세...고학년 될수록 특수학교 또는 특수학급 다니는 비율 높아 

장애 등록 시기는 평균 17.7세로, 자폐성 장애는 7.1세, 지적장애는 19.3세에 장애를 등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발달장애인의 최종 학력은 고등학교 재학·졸업자가 가장 많았고(38.6%), 초등학교(22.6%), 중학교(14.6%) 순으로 확인됐다. 고등학교는 특수학교를 다니는 비율이 42.5%로, 고학년이 될수록 일반학교 일반학급보다 특수학교 및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을 다니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세 미만 발달장애인의 어린이집 이용 경험은 85.3%로 나타났다. 자폐성 장애아동의 경우 장애아 통합·전문어린이집 이용률(58.2%)이 높았으며, 지적장애아동은 일반어린이집 이용률(53.5%)이 높았다.

 

건강 상태를 묻는 질문에 36.4%(매우 나쁘다 5.8%, 나쁜 편이다 30.6%)가 건강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는 응답했으며, 37.7%가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중 자폐성 장애인(48.6%)이 지적장애인(36.1%)에 비해 정신과 약물 복용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지적장애인은 뇌전증으로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가장 많고(36.2%), 자폐성 장애인은 행동문제로 약물을 복용(40.8%)하는 경우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만성질환 유병률은 54.4%로 다빈도 질환은 정신병(30.0%), 고혈압(10.3%), 치과 질환(9.0%), 당뇨병(8.6%), 우울증(7.4%) 순으로 나타났다.

37.7%가 약물 복용...지적-뇌전증, 자폐성-행동문제 관련 약물 복용

모든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발달장애인은 22.5%(지적 21.3%, 자폐성 30.5%)로 나타났으며,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발달장애인은 18.4%(지적 17.1%, 자폐성 27.5%)로 조사됐다. 

 

또 도전적 행동이라 일컫는 어려운 행동은 ▲자신의 신체를 해치거나(30.6%) ▲물건을 파괴하고 뺏고(22.3%) ▲타인을 위협하거나 괴롭히는(20.9%) 순으로 발생했다.  

평일 낮시간을 주로 보내는 방법으로는 부모·가족(31.8%)과 함께 있는 경우가 가장 높았으며, 집에서 혼자(20.2%), 복지시설(13.9%), 직장(11.3%)의 순으로 조사됐으나, 조사기간 당시 코로나19 대유행시기여서 이와 관련한 분석을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사결정 시 절반 이상인 61.0%(적극 표현 10.6%, 표현하는 편 50.4%)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고 조사됐으며, 주된 의사결정을 본인이 하는 경우가 28.6%로, 주된 의사결정 주체가 본인이 아닌 경우 그 대상은 부모(50.4%), 형제·자매(8.8%), 배우자(6.1%) 순으로 나타났다.

발달장애인이 갖는 미래에 대한 걱정은 혼자 남겨진다는 두려움 33.4%로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으며, 건강(22.5%), 일상생활 지원 및 돌봄(21.7%), 재산 마련 및 생활비(10.0%) 순으로 조사됐다. 

발달장애인, 혼자 남는게 가장 두려워

15세 이상의 발달장애인 중 20.3%만이 취업 중이며, 대부분 장애인 보호작업장(30.9%)이나 장애인 근로사업장(9.3%) 등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취업 발달장애인 중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은 15.4%로 확인됐으며, 취업을 원하지 않는 이유로는 본인이 원하지 않는(41.4%) 경우가 가장 높았으며, 장애 정도가 심해서 취업이 어렵다고 답한 경우도 40.1%에 달했다. 

지난 1년간 발달장애인의 외출 빈도는 거의 매일 외출을 한 경우는 54.1%이며, 일주일에 1~3번(25.3%), 한 달에 1~3번(13.0%), 거의 외출하지 않았다(7.6%) 순으로 확인됐으며,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한 여가활동은 TV 시청이 54.2%, 컴퓨터(19.2%), 음악감상(6.6%)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참여에 불편을 느낀 분야는 외출(68.5%), 모임·스포츠 활동 등 외부활동(67.3%), 문화·여가활동(69.9%) 등 순으로 불편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중복응답)

발달장애인 주 돌봄자는 부모...평균 연령 56.6세

 

가족 중 주 돌봄자는 부모가 78.6%로 가장 높았고, 주 돌봄자의 평균 연령은 56.6세로 확인됐다.

코로나19로 가족의 돌봄 시간이 늘었다고 생각한 경우는 32.6%이며, 줄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1.5%로 나타났다. 이중 자폐성 장애인의 51.9%가 코로나19로 가족 돌봄 시간이 늘었다고 응답했으며, 코로나19 유행으로 발달장애인들은 지역사회시설 이용과 외출의 어려움(31.5%), 학교 등 교육시설 이용 중단(30.2%) 등을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다.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보호자 사후에 대한 막막함(34.9%)을 가장  어려워 했으며,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12.2%), 발달장애인의 건강 악화(6.9%), 경제적 부담(6.8%) 순으로 나타났다.

발달장애인이 최근 1년간 가장 많이 이용한 복지사업은 장애인연금(76.3%), 발달재활서비스(44.2%), 장애아동수당(36.2%),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26.3%) 등의 순으로 확인됐으며, 가장 많이 이용한 복지시설은 주간·방과 후 서비스 제공기관(18.8%), 장애인복지관(18.1%), 장애아전문·통합어린이집(15.1%), 장애인주간보호시설(7.3%) 등으로 나타났다.

 

발달장애인에게 가장 필요한 사회 및 국가 지원을 묻는 질문에 48.1%이 소득보장이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의료보장(16.0%), 주거보장(6.7%), 고용보장(5.8%), 안전한 생활 보장(5.1%), 활동지원 보장(4.6%)의 순으로 조사됐다. 

발달장애인에 가장 필요한 지원은 '소득보장'

정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한 두텁고 촘촘한 지원을 위해 돌봄서비스를 대폭 보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선 발달장애인 지원예산은 2022년 2,080억 원에서 2023년 정부안 2,528억 원으로 올해 대비 21.5%(+447억 원) 증가했다. 

우선 발달장애인의 낮 시간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주간활동서비스 제공시간을 기본형 월 125시간에서 월 132시간으로, 확장형 월 165시간에서 월 176시간으로 확대하고, 최대 하루 8시간(확장형 기준)까지 낮 시간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발달장애인 보호자의 입원·경조사 등 긴급상황 발생 시 돌봄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발달장애인 긴급돌봄 시범사업’을 신규 도입해 내년 4월까지 40개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발달장애인의 의사결정 지원, 치료 접근성 제고, 부모·가족의 심리 정서 지원 등을 위해 관련 제도를 지속해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공공후견을 올해 1,263명(15만원)에서 내년도 1,563명(20만원)으로 늘리고,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를 내년도까지 12개소로 확대하는 한편 부모상담·교육·가족휴식을 올해 2.5만 명에서 내년 3만 명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경우 통합돌봄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가 지난 5월 마련됨에 따라, 내년도까지 선정기준 및 특화서비스 개발하고, 하위법령 개정 등을 통해 24시간 돌봄체계를 구축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염민섭 장애인정책국장은 “이번 조사는 발달장애인 장애 특성과 욕구 등을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는 첫 실태조사로서 그 의미가 크다”며 “동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한 발달장애인 평생돌봄 강화대책 마련 등을 통해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두텁고 촘촘하게 지원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