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직원들이 행복해야 한다
먼저, 직원들이 행복해야 한다
  • 최주환 전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2.09.13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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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전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어느 조직이나 크고 작은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사람마다 생각이 서로 다르고, 지향하는 가치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갈등이 대화와 협의를 통해서 해결되어야 하는데 다른 방법이 끼어들면 사단(事端)이 일어난다.

사실 갈등의 시작은 조직의 대표가 고집을 피울 때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조직의 구성원이 고집을 피워서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런 사례는 매우 드물다. 대부분이 상사의 불통과 일방적인 지시 또는 균형감을 잃어버린 태도 등이 갈등의 원인이 된다. 결국 한동안의 불화와 외면이 지속되다가 끝내는 충돌로 이어지고 종내는 어느 한 쪽이 조직을 떠나버리게 된다.

어느 지역이라고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새로 부임한 대표의 기이한 행태 때문에 직원들의 대부분이 그만 둔 조직이 있다.

새로 부임한 대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대단한 추진력을 가지고 있어서 대외적으로는 매우 유능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늘 웃는 얼굴이고, 논리가 정연하기 때문에 관청에서도 여러 가지 자문역을 맡고 있다. 그런데 이 대표가 부임한 이후 직원들의 사직이 시작되었다. 이직률이 거의 제로에 가까웠던 조직이다. 떠나는 직원들의 이야기는 한결같았다. 도무지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기 생각이 옳다면서 지칠 때까지 자기의 경험담이나 사례들을 늘어놓는다고 했다.

소위 똑똑하다는 리더가 조직을 망가뜨리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생각이나 철학이 최선이라고 믿는 리더의 알량한 품성이 문제의 시작이다.

이런 사람은 매사 물러설 줄을 모른다. 그냥 밀고 가다보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이런 리더 밑에는 종교적 광신도 같은 중간관리자들이 따라 다닌다. 그러니 언로(言路)가 차단되고 상호공감(相互共感)의 폭이 줄어든다. 사업의 흐름에도 이상기류가 형성된다. 리더의 요구와 구성원들의 경험 사이에 간극이 점점 벌어지게 되고, 서로 마음을 닫는 지경이 된다. 진정으로 똑똑한 리더는 자신의 경험이나 신념보다 직원들의 생각을 앞세울 줄 아는 사람이다.

직원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진 사무실은 죽은 사무실이다. 그런 조직에도 하루의 일과는 있겠지만 행복한 성과나 공유하는 기쁨이 있을 수 없다. 공간은 있지만 역동이 없고, 사람은 있으나 관계가 없다. 그런데 이런 조직이 우리 주변에 적지 않다고 하니 갑갑한 노릇이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의 마음 하나 제대로 보듬지 못해서 직원들이 줄지어 떠난다면, 리더가 앞서 그만두는 것이 순리다. 폼 잡고 앉아있을 이유가 없다.

사회복지조직의 토대는 직원들의 행복한 마음이다. 직원들이 행복하지 못하면 그 어떤 서비스도 ‘시늉’으로 끝나고 만다. 직원들의 생각을 먼저 챙기고 존중하는 조직과 리더들이 많아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