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어디도 안전하지 않아" 보신각서 '신당역 스토킹 살인' 추모행진
[르포]"어디도 안전하지 않아" 보신각서 '신당역 스토킹 살인' 추모행진
  • 노컷뉴스
  • 승인 2022.09.22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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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노동연대회의 등 700여명 참석 '끝까지 싸울 것'
보신각~을지로입구~시청역~광화문역 행진
"'안정적 직업'…구속영장 발부 안 한 법원도 공범"
신당역 스토킹 살인 피해자 추모식 참석자들이 행진중이다. 김정록 기자
신당역 스토킹 살인 피해자 추모식 참석자들이 행진중이다. 김정록 기자

여성단체들이 모여 신당역 스토킹 살인 피해자를 추모하고 재발 방지대책을 요구하며 행진했다.

민주노총, 한국노총,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노동자회 등이 모인 여성노동연대회의는 22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희생된 여성 역무원 추모식을 열었다.

검은색 옷을 입은 집회 참석 시민들 700여명(주최 측 추산)은 '어디도 안전하지 않았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모였다. 주로 20~30대 여성들이었지만, 남성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 피해자 추모식 참석자들이 행진중이다. 김정록 기자
신당역 스토킹 살인 피해자 추모식 참석자들이 행진중이다. 김정록 기자

발언대에 오른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조합원 이현경씨는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국정감사 자리에서 여직원을 당직에서 빼고 남직원을 야간에 집중 투입하겠다고 했다"며 "죽지 않고 일하고 싶다고 요구했는데 왜 여성을 업무에서 배제하는가"라고 말했다.

황연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사무국장은 "여가부 장관은 피해자가 자신을 어떻게 보호할지 충분히 상담받았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며 "윤석열 정부와 집권 여당에 충성하고 눈치 보는 장관"이라고 비판했다.

참석자들은 오후 8시 30분쯤 보신각에서 을지로입구역, 시청역, 광화문역을 돌아 보신각으로 돌아오는 행진에 나섰다.

행진에 참석한 20~30대 여성들은 '남일 같지 않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관악구에 거주하는 김모(31)씨는 "알바를 하다가 정규직 일자리를 알아보는 취업준비생이다"며 "내 입장에서 이런 사건 맞닥뜨리면 정말 내 일 같아서 무서워서 친구들이랑 함께 나왔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가해자에게 영장을 발부해주지 않은 법원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30대 대학원생 김모씨는 "시민 안전을 위해 일하던 피해자가 다른 곳도 아니라 일터에서 무참히 살해 당했다"며 "일터와 노동이 정말 안전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가 구속됐다면 우리가 이렇게 모이지 않았을까, 피해자는 살아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 피해자 추모식 참석자들이 행진중이다. 김정록 기자
신당역 스토킹 살인 피해자 추모식 참석자들이 행진중이다. 김정록 기자

20대 후반의 A씨는 "가해자가 안정적인 직업과 좋은 직장을 가졌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해주지 않은 법원도 공범이다"며 "피해자를 보호하려는 마음이 있긴 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자식이 생각나 참석했다는 시민도 있었다. 주부 허모(56)씨는 "우리 딸은 한국에 없는데 만약 한국에서 일했다면 얼마나 불안했을지 하는 마음에 나왔다"며 "우리 딸들이 더 편한 세상에서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여성 참석자들이 많았지만, 남성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서울교통공사 직원이라고 밝힌 50대 남성 B씨는 "역삼역에서 일하는 직원이다"며 "저는 남성인데도 피해자처럼 역에서 일하다가 폭행을 당하고 고소를 하니 합의해달라며 스토킹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합의해주고 싶지 않았는데 결국 합의하고 끝냈다. 이런 일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도 해당하는 문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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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정록 기자 roc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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