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의원, 학대피해노인쉼터에서 상처 반복…성희롱 사각지대
강선우 의원, 학대피해노인쉼터에서 상처 반복…성희롱 사각지대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2.10.07 05: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학대피해노인쉼터 입소자 여성 88%인데, 성별 구분 없는 쉼터

학대피해를 당한 노인을 보호하기 위한 ‘학대피해노인쉼터’가 오히려 성희롱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보건복지부를 통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현재까지 학대피해노인쉼터에서 발생한 성희롱·성추행 사건은 총 3건이다.

올해 8월 경북의 한 학대피해노인쉼터에서 피해자 A씨는 가해자 B씨와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B씨는 이야기 도중 바지를 내려 자신의 성기를 노출하는 등 A씨를 성희롱했다. 2020년에는 충남 지역에서 성희롱 피해가 발생했다. 가해자 C씨는 요양보호사를 향해 부적절한 성적 언행을 반복한 바 있다. 2019년 충남에서도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성희롱적인 언어를 수시로 사용해 피해가 발생했다.

이 같은 피해는 학대피해노인쉼터에 대해 성별구분이 없는 탓에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학대피해노인쉼터의 경우, 남성쉼터와 여성쉼터는 분리돼 있지 않다. 쉼터 내 성별에 따라 방만 구분해 운영 중이다. 화장실과 욕실도 쉼터 상황에 따라 공용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5~2021년 학대피해노인쉼터의 현황을 살펴보면 여성 입소자·이용자(쉼터에 입소하지 않았으나 상담 등 서비스를 받는 학대피해 노인)의 수가 남성 입소자·이용자의 수보다 훨씬 많다. 대부분 여성 입소자·이용자는 1,000명을 넘기거나 그 수에 육박했고 남성 입소자·이용자는 100~350명 사이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여성 입소자·이용자가 총 836명으로 남성 입소자·이용자 139명보다 크게 많았다. 지난해 입소자로 보면 총 468명 중 여성 입소자가 413명으로 약 88%를 차지했다.

최근 5년간 학대피해노인의 수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2017년 4,622명이었던 학대피해노인은 지난해 6,774명으로 늘었다.

이 때문에 학대피해노인쉼터의 성별구분으로 성희롱이나 성추행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쉼터를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난 만큼 성희롱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선우 의원은 “현재 학대피해 아동의 경우, 남녀 쉼터를 구분해 설치하고 있는데 노인만 구분이 없다는 건 문제”라며, “학대로 상처받은 어르신께서 쉼터에서 또 다른 상처를 입지 않도록 개선에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도는 성별을 분리해 쉼터 설치·운영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