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 부여된 권위와 지향점을 잊지않는 후보가 당선되길 바란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 부여된 권위와 지향점을 잊지않는 후보가 당선되길 바란다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2.12.07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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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후보가 출마한 덕에 역대 유래 없는 사전 선거운동 등 과잉선거 우려를 낳았던 제22대 한국사회복지사(한사협)협회장 선거가 차분한 가운데 공식 유세를 종료하고, 오늘 저녁 6시 유권자의 심판을 기다린다.

보통 지방 사협 선거는 특정 이슈가 없는 이상 잠잠하고, 한사협 선거가 투표율 동력을 발휘하는데 이번 선거는 그 추동력이 이상할 만큼 떨어진다는 게 중평이어서 투표율에 이목이 쏠린다. 이를 두고 어느 쪽에선 후보자 간 변별력이 없는 결과라 하고, 또 다른 쪽에선 각 캠프가 민주적으로 선거를 치룬 결과라 한다.
어느 말이 옳은지는 잘 모르겠으나 불과 몇 년 전,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기는 전자 투표 실시 여부를 두고 ‘매장’ 운운 소리를 들어가며 목소리 내고, 피케팅까지 하던 이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한층 성숙해진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그러나 후보자에 대한 적극적인 검증을 과잉선거로 치부해 강하게 억제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보니 ‘자기검열’이 심했던 것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 의미에서 선거 유세 마지막 날, 골라인에 발 집어넣듯 하루 종일 페이스북에 쏟아진 커밍아웃은 뒤늦은 감이 든다.

많은 분들이 지적한 것처럼 후보자의 실천 의지를 확인해보려면 과거를 살펴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누구도 검증에 나서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통해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많고, 대신 공약과 유세기간의 진정성 정도는 살펴보면 투표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어 사회복지사의 노동 문제에 대해 관심있는 후보라면 노조를 찾아 이야기를 들어봐야 할 테고, 다양성에 방점을 둔 후보라면 보조금 체계 밖에서 일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나 최근 사회복지사의 진입이 급증하지만 관심 밖인 IL센터 정도는 방문해 이야기 들어봤어야 하지 않을까. 회비 내는 사회복지사의 수를 늘리겠다고 공약한 후보가 보조금 받는 시설만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면 뭔가 앞뒤가 안 맞는 듯하다. 같은 맥락으로 전국을 아우르겠다는 후보자들이 표의 유불리를 떠나 기자가 살고 있는 제주에 대리인조차 세우지 않고, 단 한 번의 지지유세도 오지 않은 것에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 기간 중 도드라진 유권자 수에 대한 지적은 매우 합리적이다. 그러나 유권자 중 한사협 선관위가 선거 정보를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수가 매우 한정적이고, 유권자 주소지로 선거공보를 배포하지도 않으니 협회 활동이나 페이스북 등 SNS를 하지 않는 이상 후보자 기본 정보조차 얻기 어려운 현실임을 감안한다면 이 문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또 3년 연속 회비 납부자에게만 투표권을 주는 현 시스템은 어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나 특정 세력에게 휘둘리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였음도 잊지말자.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다양한 직역에 속한 사회복지사의 마음을 잘 담아낼 수 있는 정치력을 발휘했으면 한다. 다양한 직능과 연대하되, 특정 집단의 대리인이 되거나, 카르텔에 편입해 손쉽게 가려하지 않기를 바란다.

대한민국 사회복지사를 상징하는 만큼 지금보다 더 많은 판공비를 받으며 전국의 사회복지사 각각을 만나길 바라고,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 부여된 회원들의 권익증진 이상의 지향점과 권위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