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조현병 가족 이야기 다룬 'F20 그 이후' 시사회 개최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조현병 가족 이야기 다룬 'F20 그 이후' 시사회 개최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2.12.21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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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는 조현병 환자 가족들이 직접 대본을 쓰고 연출한 홍보영화 'F20 그 이후'의 시사회를 오는 23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한다. 

'F20'은 조현병의 질병분류 코드로, 영화 제목을 'F20 그 이후'로 정한 것은 이 영화가 조현병 진단을 받고 난 이후 환자와 가족의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가감 없이 그려보고자 했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대본은 32년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보건복지부 국립 공주병원장과 국립부곡병원장을 역임한 이영렬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공보이사다. 그는 조현병 환자를 어머니로 둔 조현병 환자 가족으로, 그의 모친은 이 이사가 돌 되던 해 발병해 현재까지 투병 중이다. 이 이사는 이 영화에서 조현병 환자 역으로 직접 출연해 만성 조현병 환자의 실제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 영화의 감독은 양수진 교수(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미라클 픽쳐스 대표)가 맡았다. 양 감독 역시 조현병 환자인 형을 부양하고 있으며, 이 이사와는 중학교 시절부터 친구이기도 하다.

이 영화의 주인공 역은 인터넷 언론 ‘셜록’의 주보배 기자가 맡았다. 주 기자는 진주 안인득 살인방화 사건을 취재하면서 우리나라 조현 병 진료체계의 문제점 등에 대해 깊이 인식하게 됐다고. 취재차 만난 이 이사에게 출연 제의를 받고 한동안 고민하다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일에 동참하는 것도 저널리즘의 사회적 책무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이를 수락했다. 막상 촬영에 임하게 되자 주 기자는 기대 이상의 호연을 보여 촬 영장에서 칭찬을 많이 받았고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전개되는 이 영화에서 조현 병 대책을 취재하며 고민하는 기자 역을 사실적으로 연기하여 핵심메시지 전달에 큰 기여를 했다.

또 이 영화에는 3명의 실명 출연자가 참여했는데, 서울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경희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는 이 영화에서 전문가 입장에서 조현병 치료를 위해 우리 국가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했고,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조순득 회장은 조현병 아들을 둔 엄마 입장에서 조현병 환자들의 치료와 재활을 위해 가장 필요한 복지서비스가 일자리 제공과 취업 지 원임을 호소하면서 앞으로 정신장애인 권익옹호 활동의 나아가야 할 방향이 당사 자와 가족의 권리 자각과 자조 노력임을 역설했다.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가 이 영화 제작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근래 정신건강 문 제가 점점 주목을 받게 되면서 조현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모습, 특히 대중의 호기심이나 편견에 부응하여 심히 왜곡된 모습으로 조현병 환자와 그 가족의 삶이 묘사되는 일이 잦아진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는 "조현병은 고대 문헌에도 그 언급이 있을 만큼 역사가 오랜 병이면서도 현대의학으로도 그 치료와 증상관리가 쉽지 않은 난치성 만성질환이다. 또한 조현병 급성기에 나타나는 자·타해 증상과 만성화된 환자에게 나타나는 생활 기능 저하는 환자 본인은 물론이고 그 가족들의 삶에 상당한 고통과 어려움을 초래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환자와 가족들은 계속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조현병 과 싸우면서 어떻게든 행복한 삶을 살아보려고 분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물론 이 과정에서 잘못된 판단으로 치료를 중단하거나 순간의 충동으로 실수를 해 본인과 가족의 비극을 초래하고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사례들도 있지만 우리 사회가 주목하고 관심가져야 할 방향은 그런 실패가 아니라 조현병이 있음 에도 지역사회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잘 살아가는 사람들의 성공담이어야 한다. 그런 긍정적 관심과 그에 따른 적절한 지원은 이미 잘해나가고 있는 환자들에게 더 큰 동기를 주는 것일 뿐 아니라 잠깐 길을 잃어버렸던 환자들에게도 치료와 재활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 을 가족들은 이미 오래 세월 경험을 통해 지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