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안듣는다"는 이유로 지적장애 동생 감금한 친누나 부부 체포
"말 안듣는다"는 이유로 지적장애 동생 감금한 친누나 부부 체포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3.01.02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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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적장애가 있는 동생을 집 창고에 가두고 학대한 혐의로 20대 부부가 붙잡혔다.

전북경찰청은 지난해 12월 31일 이웃의 신고를 받고 전주시 금암동의 한 주택 창고에서 상처가 있는 맨몸 상태의 A(23, 지적장애3급)씨를 구조했다.

이 사건은 이날 정오경 B씨의 집 근처에서 “살려달라”는 구조 요청을 들은 이웃이 경찰과 소방당국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구조 당시 A씨는 얇은 가운만 입은 채 거의 알몸 상태였고, 온몸 곳곳에 화상과 욕창 등 상처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A씨는 경찰에 “누나 부부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창고에 가두고 뜨거운 다리미로 몸을 지지는 등 학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창고 난방도 제대로 안 돼 너무 추웠고, 밥도 굶기거나 하루에 한 끼 정도만 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부모와 함께 살다가 전북대병원 정신과병동에 입원했으며, 이후 지난해 11월 퇴원해 B씨 부부 집에서 지내 왔다.

B씨 부부는 경찰에서 “남동생이 대소변도 못 가리고 기본적인 것도 하지 못해 집 안에 있도록 했을 뿐 학대한 적이 없다”며 “(화상) 상처는 남동생이 자해한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B씨 부부의 주장이 사실이더라도 한파 속 창고에 열흘가량 방치한 건 문제가 있다고 보고 긴급 체포하고, 감금 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