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장이 뭐길래…갑질 징계 받고 복직 노인복지관장, 이번엔 '직원 사찰' 의혹
관장이 뭐길래…갑질 징계 받고 복직 노인복지관장, 이번엔 '직원 사찰' 의혹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3.01.05 0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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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노인복지관 관리자, 특별감사 진행되자 녹음기 설치해 감청 의혹
A관장,폭언과 성희롱 발언, 종교시설 예배 강요 등 직장 갑질
한국장로교복지재단, 해고 대신 직위 해제 3개월 감봉 6개월 징계내리고 12월 19일 복직
추가 감사 중 직원 대화 불법 녹음 의혹 불거져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징계를 받은 인천의 한 노인복지관장이 측근을 동원해 직원들을 수시로 사찰하고, 담당 구청의 지도 점검 과정에선 직원 면담 내용을 불법 녹취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노총 정보경제서비스연맹 다같이유니온(다같이유니온)은 4일 인천 동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구노인복지관장 측은 사무실에 불법적으로 녹음기를 설치해 직원들을 일상적으로 감청한 정황이 있다.“며 "지난해 동구청의 특별 지도 점검에서도 직원 면담 내용을 불법 녹취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후원금 횡령과 직원 갑질 의혹으로 징계를 받은 관장이 복직한 뒤 직원들은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며 "구는 직장 내 괴롭힘을 방관해온 한국장로교복지재단과의 복지관 위탁 운영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윤정 다같이유니온 수석부위원장은 “지난해 9월과 10월에 걸쳐 동구노인복지관의 특별감사를 실시했다. 동구노인복지관은 이런 사태에 대해 부끄러움을 갖고 성실히 특별감사에 임해야 함에도 복지관의 일부 관리자들은 감사실과 직원들의 면담 내용을 녹음기를 설치해 몰래 녹취했다.”며 “이들이 한 행위는 그동안 본인들이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특별감사의 취지를 무력화시켜려 한 것이며, 동구청의 특별감사를 다시 감시하는 그 어디에서도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동구는 이 같은 공익 제보를 받고 통신비밀보호법 혐의로 녹취 파일에 음성이 담긴 복지관 직원 3명을 지난달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복지관 관리자, 특별감사 진행되자 녹음기 설치해 감청 의혹

동구노인복지관장 A관장은 폭언과 성희롱 발언, 종교시설 예배 강요 등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장 내 갑질을 일삼고 취약계층 노인에게 지급된 후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A관장은 자신의 아들 숙제와 관장실 청소, 설거지, 세탁 의뢰 등의 일을 시키고 지역 교회 예배 출석을 강요, 특정 직원에게 피임기구 사용 여부, 성관계 경험 등을 물으며 성희롱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지난해 2월 동구로부터 감사를 받아 A씨가 후원금 횡령·갑질·성희롱 등을 저지른 사실을 확인해 관련자에 대한 중징계를 권고하고 시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시설 운영 법인인 한국장로교복지재단은 직위 해제 3개월과 감봉 6개월의 징계를 내렸고, 지난해 12월19일 복직했다.

그러자 추가 징계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안팎으로 나왔다.
지난해 9월 정의당 김종호 동구의원은 민간위탁 해지 조건을 강화하는 '인천시 동구 사무의 민간 위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지난해 10월 발의해 통과했다.

이에 구는 지난해 11월 재차 감사를 진행했고, 일부 복지관 직원들이 다른 직원의 대화 등을 불법 녹음한 사실을 확인했다.

동구 관계자는 "만약 불법 녹취 정황이 사실로 드러나면 위탁 해지 요건에 해당해 재단과의 위탁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며 "직원들이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녹음을 한 것인지 등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서도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