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생각하는 고마운 사람들
이 아침에 생각하는 고마운 사람들
  • 최주환 전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3.02.19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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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전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 인생의 대부분은 고마운 사람들이 만들어준 기회 덕분이었다. 그들이 내가 가야할 길을 깨닫게 했고, 내 역할의 상당부분을 올곧게 세워주었다. 그들이 아니었더라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이 아침에 그 고마움을 다시 생각한다.

가장 고마운 사람들은 나를 사회복지현장으로 이끌어 준 사람들이다.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시골의 작은 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을 때, 교회의 사회적 사명을 감당하는 방법으로 사회선교가 중요하다는 시대적 과제를 일깨우신 선배들이다. 그래서 대학원에 진학했다. 무언가 새로운 길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대학원을 졸업하고 엉거주춤한 시기가 있었다. 그 때 나를 사회복지현장으로 이끈 고마운 친구가 있다. 그는 신학대학의 동기이기도 하고, 성향이나 나이가 엇비슷해서 가깝게 지내는 친구다. 그가 새롭게 운영하게 된 복지관이 있다면서 같이 일하자고 했다. 내 삶의 지향점을 바꾼 고마운 친구다.

갑자기 사회복지관의 관장이 되어서 할 일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을 때, 방향과 내용을 든든하게 채워준 고마운 사람들도 있다. 사회복지관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엄벙덤벙 거리던 나를 붙잡아서 사회복지관의 관장이 할 일을 마음과 몸에 새겨준 사람들이다. 그들이 아니었더라면 사회복지의 바른 길을 놓쳤을 것이 분명하다.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 일의 시작과 과정 그리고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슴을 여는 일이 무엇인지 등을 실천으로 가르쳐 주었다. 지금은 개업사회복지사가 된 사람도 있고, 다른 기관의 책임자인 사람도 있다. 눈과 생각을 틔워준 고마운 사람들이다.

사회복지관의 관장 일을 맡은 여러 해 동안 정책적 차원의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 쌓여가는 것을 보았다. 개인 역량으로는 어찌해 볼 길이 없는 일들이었다. 그래서 사회복지관들이 모인 단체의 회장 일을 자원했다. 이 과정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큰 수고와 배려가 있었다. 그들의 빛나는 도움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회장이라는 이름만 갖고 있다가 물러났을 것이다. 복지관의 직원들이나 협회의 직원들은 내가 하는 일에 절대적인 지지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고맙고 감사한 일이었다. 그들 덕분에 크고 작은 성과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특히 복지관 간부직원들의 지극한 헌신은 지금 생각해도 눈물 날 정도다.

물론 이외에도 고마운 사람들은 많다. 기적 같은 도움의 손길을 내민 사람도 있고, 도무지 불가능한 일을 가능한 일로 돌려 세워준 보건복지부의 고위간부도 있었다. 축 늘어진 어깨를 쫙 펼칠 수 있도록 뒷배를 자처한 사람도 여럿이다. 어려울 때마다 해결사가 되어준 가족과 지인들의 은혜는 하늘과 같다. 이 아침의 평안함은 다 그들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