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관리자때문에 사회복지 현장을 떠나는 사람들
갑질 관리자때문에 사회복지 현장을 떠나는 사람들
  • 대나무숲
  • 승인 2019.07.21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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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관에 관한 글(#810 #813 #818 #824 )이 계속 글이 올라오고 있네요. 
저도 그 기관에서 일했습니다.

#810 글을 처음 읽었을 때 아 저거 그 기관에서 얘기구나 싶었습니다. 그 기관 여전한가보네?라는 생각으로 글을 읽고 넘겼는데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기관으로 생각되는 글이 계속 올라와서 저도 용기내어 적습니다.

이미 퇴사하고 나왔는데 뭐가 그렇게 두렵고 무서운지 좀 더 일찍 이런 글을 쓰지 못했다는 것이 그곳에 남아있는 직원들에게 미안합니다. 저에게 그곳은 트라우마라고 할정도로 너무 힘겨운 곳이었습니다.

그곳이 제 첫직장이였습니다. 복지관에 입사했을 때 매우 기뻤고 제가 생각하는 사회복지도 실현 할 수 있단 생각에 정말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그 기관으로 출근하는 하루하루가 지옥같았습니다. 중간관리자들은 회의라는 이름으로 툭하면 관장실에 들어가서 안나오고, 그러다보니 업무함에 있어서 피드백, 결재, 프로그램 진행 등이 논의되지 않으며 중간관리자들이 맨날 관장실들어가다보니 중간관리자들의 업무들까지 실무자가 처리해야 했습니다.

또한 프로그램을 운영함에 있어 물품 사는 것 하나하나까지도 관장님에게 간섭받아야 했습니다. 강사를 섭외할때는 관장님 지인들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었으며 관장님의 간섭으로 어떤 프로그램은 종교적 색을 띄는 프로그램으로 변경되기도 했습니다.

툭하면 종교적 행사에 관련된 돈을 걷고 일주일에 한번씩 회의 시간마다 종교행위를 강요하며 소양교육으로 직원들에게 불교기본교육을 받도록 강요했습니다.

주말에는 월요일이 오는 것이 두려웠고 심할때는 원인모를 복통, 두통 등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 이전에도 퇴사하고싶었지만 지금까지 퇴사의사를 밝힌 직원들을 보면 퇴사이야기도 쉽게 꺼내기 힘들었습니다. 그곳은 퇴사를 이야기하는 순간 매일같이 관장실에 불려가고를 말한마디 꺼내는 것도 눈치를 주며 괴롭힘을 당하는 곳이였기때문입니다.

그런 환경을 알기에 차마 퇴사얘기를 꺼내지 못하며 하루하루 버티다 더이상 버틸자신이 없어 퇴사이야기를 꺼냈고 그 괴롭힘은 저에게 왔습니다. 관장실에 아침부터 불려가서 하루종일 면담을 해야 했습니다. 거짓말 안하고 9시에 출근하자마자 불려가서 4~5시에 나오고 점심시간까지도 관장님이랑 따로 먹으면서 얘기하고 그렇게 며칠을 이야기하다보면 제가 모두 잘못한 것 같고 내가 약하고 의지가 없어서 유난떠는거구나 싶습니다. 자존감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정말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저는 퇴사이야기를 꺼내고 퇴사를 하는 데까지 약 4개월이 걸렸고 그 4개월동안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했습니다. 저는 이곳이 첫 직장이어서 퇴사이후에는 사회복지 자체를 기피하게 됐고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다시 사회복지현장에 돌아 올 수 있었습니다. 그 기관에서 떨어져서 사회복지를 하다보니 사회복지가 아니라 그 기관이 잘못된게 맞았구나를 깨닫게 됬습니다.

그곳은 주로 사회초년생이나 경력이 거의없는 젊은직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금에서야 안 거지만 암암리에 소문이 많이 퍼진 곳이었죠. 그러다보니 그런 소문을 모르고 사회복지 현장을 잘 모르는 사회초년생이 많이가서 이상한, 잘못된 사회복지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처럼 그 기관에 상처받고 사회복지 현장을 아예 떠난 직원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 곳의 관장과 관리자들은 자신들이 사회복지의 싹을 잘라내고 있는 것을 알고는 있는지 궁금하네요..

그 기관을 상세히 고발하고 싶었는데 쓰다보니 제가 겪은 감정, 그때 어려움만 토해낸것 같아서 죄송하네요. 앞으로 그 기관이 이번 이슈에 반성하며 변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