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애운동가 주디스 휴먼을 보내며...
미국 장애운동가 주디스 휴먼을 보내며...
  • 웰페어이슈(welfareissue)
  • 승인 2023.03.08 08: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미국의 장애운동가로 클린턴·오바마 행정부 최고위직 장애인 권리 행정가로 투쟁과 제도 시행의 접점을 위해 노력해온 ‘미국 장애운동의 대모’, ‘장애인 권리운동의 어머니’로 불렸던 주디스 휴먼, 우리에게는 자립생활의 큰 디딤돌이 되셨던 고인의 명복을 빌며 애도를 표합니다.

우리는 2023년 3월 4일 미국시간으로 주디스 휴먼이 별세하였다는 비통한 소식을 3월 6일에 듣게 되었습니다. 부고의 소식을 들은 3월 6일은 공교롭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가 장애인자립생활의 날로 정하고 기념을 하던 날입니다. 이런 날 이와 같은 소식을 들으니 매우 많은 슬픔에 잠깁니다.

주디스 휴먼은 생후 18개월에 앓은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사지마비 장애인이 되었고, 그녀는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서의 냉담을 넘어 차별과 배제, 억압을 돌파하는 데 그 일생을 바쳐 왔으며 장애를 개인의 비극으로 그리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회 모든 영역에서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 안착해서 자립할 수 있도록 힘써 온 그녀의 삶을 담은 자서전 ‘나는, 휴먼’이 국내에 번역·출간되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미국장애인법(ADA)를 포함한 장애인 권리 법안의 통과에 많은 기여를 하였으며 한국 정부가 2021년 발표한 탈시설 로드맵이 유엔장애인권리협약(UNCRPD)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한국 장애계 요구에 가장 빠르게 연대하며 탈시설 자립생활 권리의 완전한 이행에 대한 요구에 목소리를 함께 해주었습니다. 또한 그녀는 장애인 차별을 인종·성별을 이유로 차별받는 것과 동일 선상에 두고 비교하면서 “다양한 인권·시민 단체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주디스 휴먼의 한 인터뷰에서 “저는 '돌본다(care)'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아요. 장애인의 시각에서 마치 제가 스스로 이 사회에 참여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말로 들리거든요. 많은 나라에서 여전히 장애를 비극으로만 그리죠. 가장 중요한 것은 장애를 가진 사람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라는 말이 기억납니다.

능력우월주의에서 벗어나 사람중심의, 존재가치 중심을 이야기하던 주디스 휴먼을 기억하며 우리는 이제 그녀의 자립생활의 위대한 정신을 이어 받아 행동하는 장애인으로 주디스 휴먼의 길을 따라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본 성명서/논평은 웰페어이슈의 편집 방향과 무관하며, 모든 책임은 성명서/논평을 작성한 정보 제공자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