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케어는 우리의 DNA속에 내재되어 있습니다
커뮤니티케어는 우리의 DNA속에 내재되어 있습니다
  • 이경국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8.0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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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케어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본능같은 것

'커뮤니티 케어'. 
이름도 멋진 이 사회복지 정책이 정책가들 입장에서는 매우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사업으로 인식하는듯 하지만 지역주민 입장에서는 이 정책이 도대체 어떤 사업인지 감조차 잡지 못하는 인식의 부재가 현실입니다

이런 인식의 괴리는 어디에서 발생하는 것일까요.
사회복지 정책이 매우 정치적이고, 현실 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아이러니 한 일은 현실 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사회복지 정책이라 하더라도 정책의 의의가 지역주민에게 인식만 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수많은 성과가 쏟아져 나온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지역주민은 '커뮤니티 케어'의 실제를 지역주민으로서 DNA처럼 내재하고 있던 것이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발현하며 드러난 것을 의미합니다. 

영화 '부산행' 스틸컷
영화 '부산행' 스틸컷

영화 '부산행'의 한 장면입니다. 
그들은 이른 새벽 '천안아산'-'대전'-'동대구' - '울산'-'부산' 을 가기 위해 서울역에서 부산행 KtX를 탑승합니다. 탑승후 얼마 지나지 않아 부산으로 가는 Ktx에 탑승한 사람들은 원인모를 바이러스에 의해 대부분이 좀비로 변해 갑니다.
우여곡절 끝에 대전역에서 내린 (좀비가 되지 않은) 생존자들은 대전역에 군인들을 배치해 놓았다는 소식을 듣고 내립니다. 

하지만 대전역 방어에 동원된 군인들도 100퍼센트 좀비가 되어 있기는 마찬가지. 생존자들은 좀비가 된 군인들과 마주치게 되고 다시 Ktx로 도망치게 됩니다.

이 장면에서 이상적인 커뮤니티케어의 사례가 나옵니다.

매우 빠른 좀비들을 피해 생존자들은 Ktx로 다시 탑승하려고 합니다. 
만일 이것이 실제 상황이라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제쳐두고 내 한몸 살겠다, 36계 줄행랑 치는 것을 대안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영화 속 생존자들은 최대한 많은 생존자가 Ktx에 탑승할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를 도우며 각 개인이 가진 기술과 역량, 그리고 지혜를 동원해 위기를 헤쳐 나갑니다.

생존자들을 목적성이 있는 응집된 집단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그들은 살아온 곳도, 주거지도, 열차를 탄 이유도 다르고 가장 중요한 사실은 생존자들이 좀비전문가가 아니란 것이며 단지 이 상황에서 '살아야 한다'는 생존의 욕구만이 본능적이며 공통적으로 발생한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생존자들의 대부분은 '나' 보다도 '우리'를 생각하는 공동체 의식을 보입니다.

그것이 알고싶다 '김상중'버젼으로 이야기 해본다면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했던 것일까요?"

알고보면 간단합니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위기상황 속에서 생존자들은 직감적이고 현실적으로 눈에 보이는 다른 생존자들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좀비가 되지 않은 '생존자'이기 때문입니다. 그 '생존자'를 그냥 놔 둘수는 없는 겁니다. 그냥 그겁니다.

'우리와 같은 상황이다'라는, 더 나아가 지금의 위기 속에선 많은 사람들이 생존해야 앞으로의 문제를 더 잘 풀 수 있다는 무언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입니다. 그러니 이기주의보다 이타주의가 발현된 것이죠.

공동체 관점, 커뮤니티 케어의 본질

6개월전 고성, 속초 등 동해지역에 큰 산불이 있었는데, 이 불을 끄기 위해 전국에 있는 소방차들이 모두 출동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고성, 속초 주민들을 돕기 위해 전국의 수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복구작업 및 원조 활동에 참여합니다.

이렇게 참여하고, 돕는다고 해서 눈에 보이는 이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공동체 정신을 발휘하는 이유가 바로 '커뮤니티 케어'의 본질입니다. 문제를 '거시적' 으로 보는 것, '공동체 관점'으로 보는 것입니다.

이는 인위적이 아닌 자연적인 것입니다. 다른 말로 'DNA'인 것입니다. IMF, 서해안 기름유출 등 국가중대사에 국민들이 참여해서 해결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런데 이런 거시적이고 자발적인 활동을 '커뮤니티 케어' 정책으로 인위적이게 만들수 있겠습니까. 이럴수록 지역주민들은 소극적이고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효율적 전략은 지역주민들에게 지역사회 문제를 문제로 볼 수 있는 분석력과 판단력을 배가하는데 초점을 둬야 합니다.

문제에 대한 의미부여가 없는 수동적 문제해결 태도는 협력을 이끌어 내기 어렵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개구장이 스머프'라는 에니메이션 사례로 커뮤니티 케어를 설명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