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계획서에 대한 불편한 진실
사업계획서에 대한 불편한 진실
  • 김태웅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8.15 21: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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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조직에서 살아남는 법 20

예전 일이다. 이 바닥에서 같이 근무하다 다른 분야에서 자리 잡은 두 사람. 

한 사람은 복지관에서 배운 그대로 필요성과 목적, 목표, 사업내용, 진행과정 등을 담은 회사 기획안을 작성해 올렸더니 사장이 '어떻게 이리 판타스틱하게 작성할 수 있냐'며 바로 사장 바로 옆에 두고 일을 할 수 있게 승진했다.  

또 한사람은 마찬가지로 대단하다 칭찬은 받았지만 뭘 굳이 이렇게 디테일하게 만드냐며 '간단히 하고, 효율적으로 일해야지 종이 짝에 목숨을 걸고 앉아있냐'라며 다음부터 이러지 말라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이 바닥과 다른 분야이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효율적인 것이 좋지 않을까.

뭔가 이것저것 다 집어넣어야 할 것같고, 사회복지 전문가 집단이라고 하는데 페이퍼 하나라도 뽀대나야 한다는 편협한 생각.  아이들 또는 어르신, 봉사자들과 2시간 짜리 영화 한편 보러 가는데 이론적 배경???

클라이언트의 욕구에 맞췄다기 보다 페이퍼워크(paperwork)에 부응하기 위해 작성하고 있는 이 불편한 진실. 누군가는 그 페이퍼워크로 이 바닥이 여기까지 오긴했다, 발전했다라고 이야기할지 모르지만... "우라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