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차) 남은 거리는 70여 키로, 마무리를 잘 하자
(27일차) 남은 거리는 70여 키로, 마무리를 잘 하자
  • 곽경인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사무처장)
  • 승인 2019.03.2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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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3일(수). 27일째, 포토마린-팔라스 델 레이

이제는 오늘 가야 하는 목적지 마을이나 도시 이름도 모른채 그냥 노란 카미노 화살표만 보고 걷는다. 그림 같은 경치도 흔해졌다. 인간의 마음이란 참.

이제 70여 키로 남았다. 얼마 남지 않은 이 길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
애초에 어떤 거리목표를 갖고 걷기 시작하지 않아서인지, 산티아고가 가까워져도 별 감흥이 없다. 울기도 한다는데... 함께 기뻐해 줄 사람은 있기나 할까.

작은 마을이 아니라면 매일 저녁 순례자를 위한 미사가 진행된다. 빠지지 않고 참석하려고 애쓰는 중이다. 내 안에 그분께서 나를 인도하신다고 믿는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잘 걷고 대서양이 보인다는 피스테라는 당일치기 버스여행으로 다녀올 생각이다. 대서양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기대된다.

끼니가 늘 걱정이다. 식기가 잘 갖추어진 알베르게에서는 이런저런 간단한 요리를 해서 나눠먹곤 하는데, 아예 전자레인지만 덜렁 있는 곳이 많다. 컵라면, 바게트 빵, 계란, 사과 등으로 때우곤 하는데 참 아쉽다.
음식에 대한 도전정신 부족도 한몫한다. 여기 사람들, 아니 서구 애들은 참 다양하게 해 먹는데... 쩝.

당산 족발집이 그립다.

오늘 39,827걸음 26.2km 57층

누적 617.4km 카미노 564.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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