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한지 16년...광화문역에 엘리베이터가 생기다
농성한지 16년...광화문역에 엘리베이터가 생기다
  • 김광이 (상상행동 장애와여성 마실 활동가)
  • 승인 2019.09.04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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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선로 점거투쟁 시작으로 2014년 광화문역 엘리베이터 설치를 위한 시민모임 활동 산물
서울시 박원순시장, 서울시 장애인 이동권 증진 계획 이행해야

광화문 역사에 엘리베이터가 생겼다. 

비장애인이면 5분이면 올라갈 거리를 위태위태한 휠체어 리프트를 타고 20여 분에 걸쳐 올라가야 하는 곳이었다. 

2003년 이동권 연대가 엘리베이터 설치를 요구한지 16년, ‘광화문역 엘리베이터 설치를 바라는 시민모임(광엘모)’이 서울시와 서울도시철도공사(현 서울교통공사)를 대상으로 출퇴근 리프트 타기 투쟁을 진행한지 5년만의 결실이다. 

2015년 서울시는 12월 3일 세계장애인의 날에 맞춰 ‘서울시 교통약자 이동권 선언’을 발표하며 2017년까지 광화문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지켜지지 않자 지난해 5월 퇴근 시간에 맞춰 광화문 역사 계단을 막고 시위를 벌이는 등 투쟁을 벌였고, 그 결과 다시 사업을 재개해 완성에 이른 것. 

다음은 김광이 광엘모 전 대표의 글이다. 

(편집자 주)

장애인 이동권의 상징인 5호선 광화문역에 드디어 엘리베이터가 생겼습니다.

2003년의 선로 점거 투쟁, 그리고 2013년에 장애등급제ㆍ부양의무제 폐지를 외치며 1842일의 농성을 시작을 계기로 2014년 9월에 만든 '광화문역 엘리베이터 설치를 위한 시민 모임(광엘모)'.

서장연에서 처음 논의할 때, 엘리베이터 이용 특성이 있으니 시민 모임이라는 확장된 운동으로 만들기로 했어요.
기자회견 때마다 유아차를 밀고 나오시는 분들을 섭외하고, 노인들의 유니온 활동을 하시는 분들도 모셨습니다.

광엘모 첫 기자회견은 2014년 9월 23일이었습니다.
“서울 거리의 턱을 없애주십시요.”라는 유서를 남기고 돌아가신 김순석 열사의 30주기 추모제와 함께 했습니다. 
역사 내 구조물들 때문에, 예산 때문에 엘리베이터 설치가 안된다던 광화문역. 구조물 변경할 수 없다고 하여 우리가 제안한대로 경사형으로 나왔던 첫 설계를 공사는 바꾸어 결국 수직형 엘리베이터가 나왔습니다.

2014년, '안된다고~안된다고~'해서 광엘모는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보여주자고 관광객 많은 남산에 피켓 들고 갔었지요. 페이스북 앨범에는 광엘모에 함께한 분들의 활동사진이 많습니다. 최진영 활동가와 활짝 웃고 있는 프로필 사진도 그 때 찍은 것이지요.

동지들 중에 엘리베이터를 못 타고 떠난 분들도 사진 속에 있군요. 전어 뒷풀이에서 내게 바가지를 씌운 웃음 많은 보라ㆍ초록 머리 박현 동지, 함께 하겠다고 메시지를 준 박홍구 동지, 정용 님.

고 한덕경 씨의 리프트 추락사망사건이 일어난 신길역은 1-5호선 환승구간에 경사형 엘리베이터가 올해 12월에 완공됩니다.

광엘모는 서울시와 장애인 이동권 TF로 진전시켰고, 서울시장애인이동권협의회를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박원순 시장님, 서울시 장애인 이동권 증진 계획을 이행해주십시요.
이행 안되고 있는 것들,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발달장애인이 이동권 침해를 어느 부분에서 받고 있는지 꼼꼼히 확인하셔야 합니다. 

약속한대로 2022년까지 모든 역사에 엘리베이터 설치를 완공해주셔야 합니다. 설치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는 역사를 극복해주세요. 

2025년까지 저상버스 100% 완료해주세요. 어제도 딸과 시내로 바람 쐬러 나가려고, 두 다리는 후둘 거려서 휠체어를 꺼냈지만 지하철에 엘리베이터가 없다고 하여 다시 주저 앉았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서울시 캔 두 잇!
할 수 있다!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