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생활, 외로움과의 싸움이었다
자립생활, 외로움과의 싸움이었다
  • 라이온
  • 승인 2019.09.10 07: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9 사회복지의 날 맞이 제1회 대구지역 장애인 탈시설 증언대회 ②

지옥 같던 어린 시절

84년~99년 사이는 정말 지옥 같았어요. 그때는 나의 결정권 없이 선생님들이 알아서 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어요. 시설 방에서만 갇혀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옛날에는 시설에 선생님 한 명 밖에 없어서 매우 열악했고,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했어요. 제가 대변조절을 못해서 실수를 많이 했어요. 선생님이 나한테 대변조절 못한다고 화를 내고, 대변도 먹였어요. 아주 어릴 때라 나쁘다는 생각을 못해서 먹을 수밖에 없었어요.

선생님이 화가 난다고 제 성기를 손으로 당긴 적도 있어요. 그래서 병원까지 가서 실로 꿰맸어요, 12~15살쯤 선생님이 술을 먹고 시설에 구토를 해서 제가 휴지로 치운 적도 있었어요. 

꿈틀거렸던 반항아 

크고 나서 다시 떠올리니까 그 일들이 정말 나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제가 시설 선생님이랑 많이 싸웠어요. 말도 잘 안 들었어요.

저의 장애에 대해 안 좋게 이야기를 하면서 선생님 말이 기분 나쁘거 나 뭐 시키면 안 한다고 반항을 했어요. 그럴 때마다 손으로 구타도 많이 당했어요. 맞을 때 피하지도 못했어요. 시간 관계없이 화장실에도 가뒀어요. 옛날 기억이 떠오르니까 화가 나네요. 

제가 자립생활 가정으로 나가겠다고 이야기를 했을 때 시설에서 반대는 하지 않았지만, 나가라고만 하고 제도적으로 제대로 된 지원이나 준비를 해준 것은 없었어요. 자립정착금이나 자립준비를 위한 상세한 안내도 없었죠.

탈시설을 하기위해 자립생활가정 입주 전에 장애등급 재판정 받았는데, 그 때 내 장애를 증명해야하는 것이 어렵기도 하고, 화도 났었어요. 장애재판정을 하지 않고, 내 있는 그대로 확인을 하고, 내가 필요한 만큼 서비스를 받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내가 활동지원서비스 24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면 필요한 만큼 지원을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전동휠체어도 적격심사를 안하고 필요하다고 하면 지급했으면 좋겠어요. 

외로움과의 싸움 자립생활 

시설에서 퇴소를 했을 때, 슬픈 기분이 들어서 울기도 했지만, 기뻤던 마음이 더 컸어요. 그 기분으로 탈시설 후, 자립생활가정에서 일주일정도 있었는데, 개인생활이 존중되는 것과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하지만 유독 어려웠던 점이 있었어요. 밤에 활동지원사가 없어서 화장실 가는 것과 치안이요. 시설과는 다르게 방에 혼자 있는 것도 외로웠어요. 그래서 시설에 다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지금 다시 시설로 들어와 살다보니 다시 퇴소를 하고 싶어요. 시설의 삶이 너무 답답해요. 탈시설을 했던 그때와 달리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요. 그리고 시설에 마음이 맞는 친구가 없어요. 오히려 더 혼자인 기분이 들어요. 

지금 시설에서의 나는 빨리 시설에서 나오고 싶어요. 다시 탈시설을 해서 꼭 자립을 할 거예요. 저처럼 탈시설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을 위해 정부에서는 탈시설 지원을 제대로 했으면 좋겠어요. 자립을 원하는 분들! 우리 자립해서 돈 많이 모아요. 그래서 자립생활 꼭 해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