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사회의 수준은 국민의 선거수준과 정비례한다
정치와 사회의 수준은 국민의 선거수준과 정비례한다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19.03.2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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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우리나라의 정치사회적 후진성을 극명하게 드러낸 시기도 드문 것 같다.
해방 이후의 무정부적 혼란시기와 군홧발로 대표되는 폭압적 시기도 있었지만, 그래도 민주화가 어느 정도 진척되었다는 오늘의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 치고는 더럽고 유치하기 짝이 없는 일들로 연일 시끄럽기 때문이다.

안타깝게 희생된 여배우 사건에서부터 국정농단세력들이 벌이고 있는 후안무치한 언동과 사법부의 신뢰를 땅바닥에 내팽개친 주역들이 ‘신성한 법정’을 운운하는 코메디 같은 행태까지 모아보면 우리나라의 상층부가 얼마나 문드러져 있었는지를 웅변으로 증명한다.

게다가 어느 정당의 원내대표라는 분이 현직 대통령을 북한의 대변인 같다는 투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은 예의도 없고 품격도 없는 정치적 자폭행위 수준이다. 연설을 마치고 나와서는 두 손을 불끈 쥐고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 장면이야말로 우리 정치의 천박함을 완성하는 풍경으로 손색이 없다.

‘승리’인지 ‘패배’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의 젊은 친구가 벌인 난장판도 국민들의 감정을 처참할 정도로 난도질 했다. 대규모의 유흥업소를 운영하면서 온갖 불법과 탈법을 저지른 것도 울화통이 터질 일인데, 그 뒤에서 공권력과의 검은 거래가 존재했다는 것은 ‘막장의 끝’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유력 정치인들이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kt의 직원채용문제도 인사담당자가 구속되면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는 모양새다. 전모가 밝혀지면 또 어떤 구린내가 풍겨날지 모를 일이지만 벌써 ‘강원랜드 수준’이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무성하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경제수준은 세계 10위권이라고 하는데 정치행태와 사회의식의 수준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원인이야 여러 가지가 거론될 수 있겠지만, 우리의 ‘묻지마 선거습관’이 크게 한 몫 했다고 보면 틀림없다. '정치와 사회의 수준은 국민의 선거수준과 정비례한다'는 말을 내년에는 결단코 잊지 말아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