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은 하고 살자!
할 말은 하고 살자!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19.10.1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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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현장에서 일한 지난 25년 동안 보람도 많았고 감동도 많았지만, 마음 불편하게 지낸 날도 적지 않았다. 초기에는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에 곤혹스러운 일이 많았고, 말도 안 되는 민원 때문에 장기간 시달린 날도 있었다. 동네에서 말 좀 한다는 분들이 사회복지현장을 짓이기는 듯한 말을 하거나 조금 배웠다는 분들이 사회복지현장을 세치 혀에 올려놓고 까불러도 속만 끓이던 기억도 적지 않다.

지금은 그래도 많이 좋아져서 이야기라도 통하는 정도가 되었지만, 그 때를 생각하면 모진 일들을 어떻게 견뎌왔는지 싶다.

세상도 어느 시점을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많이 달라졌다. 지역주민들의 폭력적 언동이나 대책 없는 민원제기가 현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했고, 사회복지사들도 늘상 머리를 조아리기 보다는 자기 이야기를 또박또박 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서 안타까운 점이 아예 없어진 것은 아니다. 예전부터 내려온 만성적인 ‘을’의 관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일종의 ‘자기 학대의 체질화 현상’이다. 우리는 늘 겸손하고 양보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멍에를 품고 있다. 우리를 정치적 목적달성의 도구쯤으로 여기는 풍조가 만연해 있는데도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다. 아니 우리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면 안 된다는 자기비하에 빠져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월급을 올려달라거나 기능보강을 해달라는 정도다. 그 이상을 이야기하거나 요구하면 무례하다는 생각을 스스로 안고 있다. 우리는 늘 낮은 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다짐한다. 이래서는 안 된다. 막무가내의 막장논리를 강변하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격에 맞는 요구를 당당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스스로를 작게 여기면 덩치가 아무리 커져도 작은 자리에 놓일 뿐이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우리는 천사가 아니다. 천사가 아닌데 천사가 되려고 하면 가면을 만들거나 허위의식에 빠져야 한다. 거짓을 통째로 뒤집어써야 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렇게 살다보면 결국은 남루함을 영원히 벗지 못한다.

이제는 당당해 질 필요가 있다. 들을 말은 듣되, 할 말은 강단 있게 주장하는 사회복지현장이 되어야 한다.

할 말은 하고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