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의 ‘꽃길인생’ 응원하는 축제 기획!제…3회 두월노을문화축제
주민들의 ‘꽃길인생’ 응원하는 축제 기획!제…3회 두월노을문화축제
  • 김석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0.17 0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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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참여를 위해 명분, 재미, 혜택을 주는 축제

2017년부터 마을축제를 진행했다.
두월노을마을에서 하는 문화축제. 이름하여 두월노을문화축제이다. 축제를 처음 기획할 때 매해 축제마다 주제를 정하기로 했다.

1회에는 근자열(近者悅) 동네잔치’ 2회에는 작은마을결혼식이었다.(1,2회 축제에 대한 내용은 향후 또 연재하도록 하겠다.)

3회 축제를 기획하며 주제를 정하기 위해 고심했다. 축제의 주제는 내용을 생각하며 정하기도 하고 축제의 주제를 정해 놓고 내용을 구성하기도 했다. 3회 두월노을문화축제는 그동안 하루에 진행 했던 이번에는 축제를 이틀로 늘려서 진행하기로 했다. 이틀의 전체를 포함할 수 있는 주제가 필요했으나, 잘 떠오르지 않았다. 우선 내용을 대략적으로 먼저 구성했다.

첫날은 인권캠프와 논두렁영화제, 치맥파티 3가지 꼭지로 구성했다.

인권캠프는 마을에서 인권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었고, 마침 전라북도의 지원 사업이 있어 신청하게 되었다. 이름은 내 삶 속 꽃피는 인권캠프였다. 장애인, 노인, 아동, 주민들이 한데 모여 인권에 대해 이야기 하고 함께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

논두렁영화제는 마을에서 가끔 영화를 보았는데, 단순히 영화 보는 날이라 명명하지 않고 논두렁영화제라 명명하여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처음으로 마을센터(두월노을관)에서 진행하게 되었고, 두월노을관이 논들 사이에 있으니, 말 그대로 논두렁 영화제가 되었다.

논두렁영화제와 치맥파티 설명하는 송용석 위원장
논두렁영화제와 치맥파티 설명하는 송용석 위원장
영화감상중인 주민들
영화감상중인 주민들

1,2회 축제를 돌아보면 대부분 어르신들이 많이 참여 했다. 패션쇼, 마당극, 그리고 당일 행사 참여도 대부분 어르신이었다. 그리고 그 구성은 여자의 비율이 훨씬 높았다.

남자들은 당일 행사에 오긴 하지만 오래 머물거나 프로그램에 참여는 잘 하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남자들을 더 많이 참여 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 보니, 저녁에 술과 함께 하는 것이 좀 더 자연스러운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마을이 대통령직속 균형발전위원회로부터 권역단위종합정비사업의 우수사례로 선정되었는데, 그 내용이 주민중심의 공동체 활성화 사례였기 때문에 주민들이 열심히 참여해 주신 덕분으로 마을이 상을 받게 되어 축하연을 연다는 명분을 내세우기 충분했다.

그래서 기획한 것이 치맥파티였다.

치맥파티
치맥파티

둘째날은 풍물공연과 패션쇼, 축하공연과 마을별 전래놀이대회, 음식나눔으로 구성했다.

마을주민들이 4월부터 꾸준히 주 1회 풍물난타와 노래교실에 참여하고 있었다. 노래교실은 마을회관을 찾아가며 진행하고, 풍물난타는 두월노을관에서 진행하는데 주민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자랑하고 싶었다. 풍물하는 날 넌지시 여쭈어보았다.

“105일 축제를 하는데 풍물공연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처음엔 많은 분들이 손사레를 쳤다.

아직 합도 잘 안 맞는데 무슨 공연이여. 창피스러워서 어떻게 해

그래도 우리가 이제까지 이렇게 했는데, 한번 해봐도 좋지 않아요?” 누군가 이야기 하자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그러면 주1회 연습하던 것을 주2회로 바꿔서 연습하고, 배운장단이 많지 않으니 강사님이 구성을 좀 다르게 해서 신명나게 해보자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그렇게 풍물공연이 성사되었다.

풍물공연중이 주민들
풍물공연중인 주민들

패션쇼는 두월노을문화축제의 메인이벤트다.

1회에는 일바지(일명 몸빼)패션쇼, 2회에 웨딩드레스 패션쇼를 했다. 3회에는 어떤 의상으로 무대에 서야 하는지 고민이 되었다. 패션쇼를 함께 준비하는 마을기업 함해국의 유은미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웨딩드레스가 워낙 화려하고 멋져서 이에 버금가는 무엇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고민을 했다. 웨딩드레스에 필적할 수 있을 만한 것은 한복이었다. 그렇게 3회 패션쇼에서는 한복을 입고 무대에 서는 것으로 정했다. 주민들도 한복을 입는다고 하니 다른 어떤 것보다 좋아했다. 참여하는 분 한분한분의 치수를 재고 의상을 임대하고, 워킹연습을 하고 메이크업과 헤어까지 예쁘게 단장하고 무대에 서는 것이었다.

1,2회 때 해봐서 인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고 그동안 패션쇼에 참여했던 분들은 기꺼이 한다고 하고 그렇지 않아떤 분들도 여럿 참여해 주었다. 1,2회 패션쇼가 재미가 있었던 모양이다. 재미 있으면 또 하고 싶어지고, 재미 있으면 입소문을 내어 같이 하고 싶어 진다. 지속 가능한 참여가 보장되려면 그 안에 재미가 있어야 한다.

패션쇼와 한국무용 퍼포먼서
패션쇼와 한국무용 퍼포먼서

축하공연은 매년 마을에 찾아 한국화 퍼포먼스를 하는 한국화 신은미 작가를 섭외했다. 마을축제회의에서 주민들이 꼭 다시 보고 싶다고 한 무대였기 때문이다.

또 다른 공연자는 두월노을마을의 6개마을 중 2개마을에서 노래교실을 진행하고 있는 강사이자 진행자를 섭외했다. 그간 이미 어르신들과 관계형성이 충분이 되어있고, 주민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는 분이었기 때문에 더할나위 없이 축제를 잘 이끌어 줄거라 판단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시간여 동안 주민들과 함께 웃고, 신명나게 노래하고 즐길 수 있었다.

신은미작가의 한국화 퍼포먼스 '꽃길인생'
신은미작가의 한국화 퍼포먼스 '꽃길인생'
공연자와 주민
공연자와 주민

음식은 축제 준비 마을회의를 음식 준비하는 주민들이 바빠서 축제에 참여하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간단히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고,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준비하자는 의견을 주셨다. 찰밥, 단무지, 김을 준비하면 간단하다는 의견을 반영하여 그렇게 준비했다.

아울러 개회식때 6개마을이 함께 화합하고 어우렁더우렁 잘 비벼져서 살자는 의미를 비빔밥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그 비빔밥을 함께 나누었다. 축제 때 고기가 빠지면 서운하니 상리마을 노인회장님과 부녀회장님께서 수육을 삶아 준비해 주셨다. 간단하지만 내실 있는 축제상이 차려졌다.

비빔밥퍼포먼스
비빔밥퍼포먼스

전래놀이 경연대회는 떡메치기와 투호던지기를 6개마을 주민들이 함께 하며 우애를 다지고 서로 얼굴을 마주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획했다. 각 마을대표들이 나와 떡메치기 하고 인절미를 만들어 함께 나누었다.

투호던지기 경연에서는 서로 한번이라도 더 던지고자 줄이 길게 늘어서는 해프닝이 벌어지고 했다. 삼양과 함해국에서 후원해준 라면과 다른 경품 등이 참여를 이끌어 내는데 한 몫을 했다.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에는 이런 혜택도 필요하다. 꼭 물질적일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다. 유무형의 혜택을 받았다라는 생각이 들면 참여는 좀 더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보도자료에 어르신의 사진을 내기도 하고, 그것을 가져다 드리고, 참여하는 분들의 사진을 찍어 사진으로 출력하고 액자에 담아 드리고, 감사하고 고맙다는 인사를 꼭 드린다. 그러한 혜택들이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한다.

그 밖에도 옛날 흑백사진 전시, 주민이 직접 찍은 주민사진 전시, 주민들의 침선규방공예작품전시콩쥐팥쥐 관련 공예체험, 로컬푸드를 이용한 음식체험 등의 부스도 준비했다.

떡메치기
떡메치기
투호던지기
투호던지기

이렇게 내용을 구성하고 주제를 다시 고심했다. 이 전체적인 내용을 포괄할 수 있는 주제가 무엇일까? ‘내 삶 속 꽃피는 인권캠프가 있으니 꽃이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축제를 왜 하는 것일까? 생각했다. 주민들의 행복을 응원하는 의미가 컸다. 그동안 힘들기도 했지만 의미 있고 행복했던 순간들을 되돌아 보며 그 순간들에도 행복이 존재했구나, 현재의 나의 모습에도, 미래의 나의 모습에도 행복함이 묻어 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행복이라는 단어보다 꽃길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그리고 과거, 현재, 미래의 주민들의 인생을 생각하며 제3회 두월노을문화축제의 주제는 꽃길인생으로 정했다.

지금까지 걸어 온 꽃길과 앞으로의 꽃길을 함께 응원하는 의미를 담았다.

주민한복패션쇼
주민한복패션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