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탈시설 역사적 현장 '마로니에 공원', 기념 동판 설치
장애인 탈시설 역사적 현장 '마로니에 공원', 기념 동판 설치
  • 웰페어이슈(welfareissue)
  • 승인 2019.11.0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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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 탈시설 운동의 전기를 마련한 ‘석암재단 비리에 맞선 마로니에 8인 기념 동판식’이 지난 4일 서울 마로니에 공원에서 진행됐다.

지난 2009년 6월 4일, 인권침해·범죄비리가 있던 석암재단 석암베데스다 요양원 거주인 8인은 ‘탈시설-자립생활’을 외치며 서울 마로니에 공원에서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탈시설-자립생활’ 정책이 전무했던 서울시를 상대로 서울시 규탄 집회와 당시 서울시장 오세훈 따라잡기 등 62일간의 노숙농성 투쟁을 진행해 서울시복지재단 산하 장애인전환서비스지원센터가 설치돼 장애인거주시설에서 탈시설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또 체험홈, 자립생활가정(현 자립생활주택)등 주거정책을 실시하며 전국의 지자체 중 최초로 탈시설 정책을 마련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행사를 주최한 석암재단 생활인 인권쟁취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등은 “10년이 흐른 2019년 6월 4일, 석암투쟁 10주년을 기념하며 탈시설 정책의 시초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들을 짚어보며 거리행진 등 석암투쟁 10년의 의미들을 나누는 행사를 준비했다.”며 “서울시에서도 서울 탈시설 정책의 초석을 만들어낸 석암투쟁의 뜻을 깊게 공감하고, 10주년인 올해 그 의미를 상징하기 위해 동판을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마로니에 8인' 중 한명인 김동림 활동가. 탈시설 이후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날 기념식에서 당시 탈시설 한 김진수 활동가는 “당시 베데스다요양원에서는 원장 등이 운영비를 횡령하고, 각종 비리가 만연했지만 우리가 무슨 힘이 있다. 당시만 해도 아무런 탈시설 지원정책이 없는 상황에서 나가는건 삶을 건 도박이었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무작정 마로니에 공원으로 나와 천막을 치고 노숙 투쟁을 한게 벌써 10년 전이다.”고 회상했다.

이어 “투쟁의 성과로 서울시는 1호로 체험홈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길음에 마련한 체험홈에서 6개월 정도 있다가 자립생활주택이 만들어져 지금은 서울 가양동에서 자립생활하고 있다.”며 “함께 탈시설 한 8명 중 4명이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리고 잘 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는 “만약 10년 전에 이곳에 나와 투쟁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탈시설 정책 없었다.”라며 “그 역사를 만들어낸 공간에서 단순히 동판 새기는 것이 아니라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꿈을 위해 장애인 거주시설 폐쇄법 제정으로 함께 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