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모임 주선, 어떻게 하면 좋을까?
주민모임 주선, 어떻게 하면 좋을까?
  • 김석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1.08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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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답으로 풀어보는 주민모임 주선 Tip

마을복지와 주민조직화를 하는 복지기관들에서 많이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주민모임을 주선하고 이웃간의 관계를 이어주고 확장하는 일입니다.

주민모임을 주선 할때 처음 접근을 아파트 동 단위, 또는 마을별 경계를 지어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물리적인 경계를 중심으로 접근하면 쉽지 않은 부분도 있는 듯 합니다. 그리고 주민모임 때 어떻게 분위기를 이끌어 나갈지 고민하기도 하고, 지역의 특성을 아는 것도 필요하다고 느끼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기도 합니다. 이런 궁금증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 마을에서 또는 아파트에서 주민모임을 주선하는데 있어 참여하는 주민들이 서로 성향, 관심사, 나이 등이 달라 구심점이 없다는 것이 아쉬운데 어떻게 그분들을 엮어 갈 수 있을까요?(참고, 질문을 주신 곳에서는 아파트 동별로 주민모임을 주선하고 있습니다.)

A 주민모임을 주선하는 이유, 주민들 관계를 만들어 주려는 이유를 먼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제가 생각하기로는 관계 주선을 통해 주민들이 서로의 안부를 살피고, 서로의 지지망이 되어주는 것이 현재의 활동을 하는 이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성향이 다르고, 관심사나 나이도 다른 분들을 아파트 동별 또는 마을별로 묶어 사업을 진행할 것이 아니라 성향이 비슷한 분들, 관심사나 나이가 비슷한 분들을 중심으로 모임을 재편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렇게 할 때 좀 더 효과가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현재 동별로 모임을 시작하고 있는 단계라서 지금 모든 모임을 다 다시 구성할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현행 모임은 유지하되 그 중에 몇 분씩을 따로 구성해보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취향공동체’라는 게 있습니다. 서로의 취향, 관심사가 비슷한 부분이 있다면 훨씬 더 모이기도 관계를 형성하기도 좋고 공동체가 지속가능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동별로 성향이 다른 분들, 관심사가 다른 분들, 나이가 다른 분들이 계속 모임을 해야 한다면 그 안에 공동의 관심이나 공동이 할 수 있는 거리를 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면 모일 때 마다 각자의 강점, 잘하는 것을 찾아 칭찬하고 박수쳐 주고, 지난 시간동안 즐겁고 재밌던 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시작한다면 그 안에 서로의 성향이나 관심을 좀 더 잘 알게 되고, 구심점이 찾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회복지사가 억지로 엮어 구심점을 만들려고 하기보다, 주민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성향과 관심을 파악하고 맞춰나갈 수 있는 시간을 기다려 주시고 관련된 활동들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며 함께 해주면 좋겠습니다.

Q 주민들과 첫 만남이 어색해요. 사회복지사로써 분위기를 잘 띄워야 하는데, 서로 낯설어하는 주민들과 어떤 활동을 하면 조금 분위기가 괜찮아 질까요?

A 앞서 말씀드린 서로의 강점, 잘하는 것을 찾아 박수쳐주고, 즐겁고 재미있었던 일 중심으로 이야기 나누고 시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아울러 공식적 모임 전에 모임 참여자 중에 분위기 메이커 한명 찾아서 먼저 만나 사전논의를 하는 건 어떨까요? 내일 모임 때 저랑 같이 이런 얘기로 좀 시작하면 좋겠다고 사전에 교감을 하고 여럿이 만나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주민모임 때는 사회복지사도 그 모임의 일원으로 직접 분위기 메이커가 되어볼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 주민모임에 사회복지사는 막내일 가능성이 크니 애교(?)도 부려보고, 땡깡(?)도 부려보고 하면 어떨까요? (물론 성격상 그렇게 하기 어려운 선생님들도 있을 것입니다. 무리는 하지 마시구요~^^)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에서 발행한 ‘해보자, 마을모임기법’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회의기법, 소개하고 친해지기, 관계맺기와 필요발견, 의사소통하기, 문제를 공감하고 해결하기, 다양한 회의방식 등이 소개되어 있으니 좋은 참고자료가 될 듯 합니다.

책에 소개된 것 이외에 저는 첫 만남이나 어색한 분위기에서 얼굴그리기(모두의 초상화-둥그렇게 둘러 앉아 돌아가면서 한사람의 눈, 코, 입, 귀, 머리모양 등 하나씩 그려 얼굴을 완성하는 것)나 함께 웃으며 셀카 찍기 등을 많이 합니다.

 

Q 주민들과 만나는 것과 함께 지역의 고유의 특징을 알면 좋을 것 같은데 지역의 특징을 공부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A 공부 너무 어렵습니다.ㅎㅎ
지역의 고유의 특징을 알고 싶다면, 관련 지명의 유래 등을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저희 마을은 6개 마을을 하나로 묶어 사업을 진행하는데, 마을 이름이 상리, 사동, 불로, 상사, 사방, 분토마을입니다. 각 마을의 이름은 지역의 고유성을 반영하여 지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요즘은 일제 강점기에 마을이름이 많이 바뀌어서 옛 지명을 찾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불로(不老)마을은 지역에 쌍시암이라는 우물(2개의 우물)이 있어 그 물을 마시면 장사가 되고 장수한다고 하여 늙지 않는다는 의미의 불로마을이라 이름 지었다고 합니다.

상리마을은 마을 뒷산의 형국이 코끼리를 닮아 ‘상리(象里)’라 불리었으며,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 때 상리(上里)로 바뀌었다고 하구요.

이처럼 지명의 유래를 살피는 것이 지역의 고유 특성을 살피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으나, 그에 앞서 고유한 특징을 공부하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주민들과의 공감대 형성을 잘하고 싶어서?’ 아니면 ‘지역의 고유 특징을 알아야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 하기 편하고 좋으니까?’ 등의 이유에 따라 고유 특징을 공부(?)하는 방법은 다를 듯 합니다.

제가 권하고 싶은 방법은 지역의 고유 특징을 잘 알고 계신 분을 찾아가 여쭙는 겁니다.

‘구술사-개인이나 집단의 기억을 입으로 이야기해서 기록하는 역사'가 책으로 공부하는 것보다 지역의 고유의 특징을 아는데 더 도움이 될 수도 있고, 듣기 위해 주민을 만나는 것 자체가 활동의 영역을 넓히는 방법이 될 수 있으니 1석2조이지 않을까요?

*본 원고는 전라북도지역의 복지기관에서 지역조직화와 관련하여 자문 요청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