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열정있는 직장인 사회복지사
우리는 열정있는 직장인 사회복지사
  • 전재일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1.2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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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열정'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2019 한국사회복지행정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였습니다.

밀레니얼 세대와 사회복지현장의 긴장 : " 밀레니얼 세대와 사회복지현장의 문화, 어떻게 만날 것인가?"에서 '열정 사회복지사'와 '직장인 사회복지사'를 구분하여, 선호도를 알아보는 투표가 진행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는 몇 몇 분들의 발언으로 투표가 적정하지 않다는 것에 모두가 동의하여 투표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조금은 아쉬운 해프닝입니다.

열정은 무엇일까요?
사전에서 열정에 대해서 찾아보면,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문장 그대로만 살펴볼 때, 이런 질문들이 생각났습니다. '마음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보고 열정이라고 말합니다. 즉, 열정은 행동으로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학회에서 나왔던 열정 사회복지사는 어떤 사람일까요?
사회복지사답게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텐데, 또 그렇다면, 정말 사회복지사다운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져봅니다.

저도 '사회복지사는 이래야 돼'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제가 '사회복지사의 자기이해'라는 강의를 종종 하곤 하는데, 거기서 사회복지사는 '자기성찰'을 해야 하고, '인간에 대해 고찰', '지적 탐구', '복지국가에 대한 갈망' 등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한국사회복지사 윤리강령 전문을 읽어보면서 사회복지사로서 자신을 돌아보자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사회복지사를 단순히 '사회복지에 관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가진 자로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자격증을 교부받은 사람'이라고만 단정짓기 싫었습니다.

즉, 단순히 지식과 기술만이 아닌,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이 가진 '윤리관'이 내재화되어서 직업인으로서 살아가는 사람이 사회복지사라고 제 나름의 정의를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사회복지사인 저에게는 계속해서 '각성'하고 있는 정의입니다. 그러나 다른 동료 사회복지사들도 저와 같은 정의로 살아가는 것만이 옳다고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열정이라는 마음은 다양하며, 그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는 모습도 다양합니다. 그렇기에 함부로, 열정 사회복지사에 대한 정의를 함부로 내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행정학회에서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발표와 토론을 들으면서, 생각나는 한 단어가 있었습니다. 바로 '임파워먼트(권한부여)'입니다.

우리가 사회복지실천에서 가장 많이 듣고 있는 용어입니다. 얼마만큼 권한부여가 되고 계신가요? 열정의 정도는 그 조직이 얼마만큼 조직 구성원들에게 권한부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됩니다.

대개의 경우, 불안한 리더는 불안감에 권력을 지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조직 구성원은 수동적이되며, 불안감은 나아지지 않은 채, 조직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갈피를 못잡게 됩니다. 권력을 분산한다면, 권한을 구성원에게 준다면, 조직 구성원들은 자율성을 갖고 성장하고, 결국 조직도 동반 성장하게 됩니다. 불안감은 점차 줄어들게 됩니다.

밀레니얼 세대이든, 다른 세대이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욕구에 '자아성취'가 있습니다. 자율성을 가지고 싶어합니다. 그럴 때 통제가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라, 굳이 통제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애정을 쏟는 열정이라는 마음은 다양합니다. 그래서 사회복지조직이 조직의 미션과 비전을 잘 이루기 위해서 열정이 있는 조직문화를 갖출려면 권한부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이런 조직을 '반영 조직'이라고 할 수 있고, '현장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반영조직'은 퍼실리테이션 조직 쿠퍼 구기욱 대표님이 쓴 책을 추천합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

* '현장 민주주의'는 인간과복지에서 발간한 승근배 원장님의 '복지현장 조직혁신' 을 추천합니다.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

열정있는 직장인 사회복지사 직장인 사회복지사라는 말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지난 주 학회에서 플로어에 있는 한 분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열정있는 사회복지사, 직장인 사회복지사로 구분되고 싶지 않다. 우리는 열정있는 직장인 사회복지사이다"
(*발언하신 분과 살짝 느낌이 다를 수 있겠습니다.)

매우 공감되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직업인이란 단어를 좋아하는데, (직장인은 규칙적으로 직장을 다니면서 급료를 받아 생활하는 사람이고, 직업인은 어떠한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많은 사회복지사들이 직장인입니다. 대부분이 조직에 속해 있고 월급을 받습니다. 또 직업인이기도 합니다.

'사회복지사'라는 전문가 윤리를 가진 '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직업을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직업에 의해 직장을 선택했습니다.

우리가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유가 분명히 있습니다. 저도, 사회복지현장의 리더도, 밀레니얼 세대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