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판에도 ‘예의’는 있어야 한다
선거판에도 ‘예의’는 있어야 한다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19.11.2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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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 선거운동이 한창이다.
등록후보가 2명인데, 모두 훌륭한 분들이 등록을 하고 선거운동에 나서주어서 우선 고맙다.

전국단위의 직능단체 회장에 출마해서 선거운동을 해 본 경험이 있는 터라서 선거운동이 가지는 쑥쓰러움과 고단함을 익히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분 다 열심히 지역을 누비고 다니는 것을 보면서 선거가 아직도 발품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정황이 여러모로 안타깝다. 날씨도 점점 추워지는 마당이어서 두 분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

선거운동이 진행되면서 씁쓸한 양상이 발견되어 한 마디 하려고 한다. 그것은 지지하는 후보를 응원하고 홍보하는 대열에 참여하는 것은 좋은데, 지지하지 않는 후보에 대해서는 아예 말도 섞지 않으려는 행태가 곳곳에서 노정되고 있다.

선거가 끝나고 나면 현장에서 다시 볼 사람들인데, 선거가 무슨 웬수를 만들어가는 과정처럼 흘러가서는 안 되겠기에 하는 말이다. 선거는 정책과 사람을 보고, 차기 협회를 잘 이끌어갈 만한 사람을 뽑으면 되는 일이다.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서는 열렬한 응원을, 그렇지 않은 후보에 대해서도 격려와 박수를 보내주는 것이 같은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선거에 대한 바른 태도다. 특히 선거운동공간으로 변해 버린 페이스북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서는 좋아요와 댓글을 남기고, 다른 후보에 대해서는 입을 싹 씻어버리는 태도는 조금 안쓰러워 보인다. 특히 두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앞으로 절대 볼 일 없을 것처럼 과도하게 선거에 몰입하는 경향은 사회복지계의 통합적 역동성을 해칠 뿐이다.

선거에 나선 후보들도 이 사람은 내 사람, 저 사람은 저쪽 사람이라는 투의 극히 단세포적이고 이분법적인 생각을 버렸으면 좋겠다. 선거가 가지는 특성 상 사람을 분류하고 가리는 일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나를 지지하면 좋은 사람이고, 다른 사람을 지지하면 나쁜 사람이 아니다. 지지하는 후보를 결정할 때는 다 나름의 생각이 있어서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그런 결정들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선거운동이 막바지를 향해 갈수록 과열될 수밖에 없고, 상대후보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도 낼 수는 있겠으나 이것이 사회복지계를 두 동강 내는 방향으로 튀어서는 안 된다. 사회복지사들의 선거판마저 그렇고 그런 모양새로 전락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선거판에도 예의는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