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을 허물어내야 한다
‘독점’을 허물어내야 한다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19.12.04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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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현재 상황을 ‘헬조선’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마치 지옥과도 같은 상황이라는 말이다. 오죽했으면 그런 표현을 했는지 공감은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데는 입장의 차이가 있다.

양극화가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는 분도 있고, 구조적인 불공정이 문제를 키웠다고 진단하는 이들도 있다. 일제의 잔재를 비롯한 적폐의 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우리 현실이 이 모양이라는 한탄도 있다. 다짜고짜 우리의 국민성이 문제라는 분도 있다.

나름대로 다 일리가 있는 주장이지만, 우리 사회를 이 지경으로 만든 근본 원인은 다양한 영역에서 이익을 ‘독점’하고 있는 세력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독점세력들이 발호하고 있는 한, 개혁이고 공정이고 다 헛소리에 불과하다. 한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이미 승부가 결정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런 상황을 묵인하거나 방치하고서는 그 어떤 혁신적 조치도 ‘눈 가리고 아웅’하는 수준에 그치고 만다. 우리나라의 정치와 경제의 역사는 독점의 철옹성을 구축해 온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는 일부정당과 국회에 의해서 완전하게 독식되어 있다. 이들의 움직임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독점되어 있다. 국민들의 이익을 위한 입법이나 조치는 가뭄에 콩 나는 수준이다. 대의정치는 아예 실종되었고, 자의정치만 남았다. 정당의 이익이 국민의 이익을 앞서고 있다. 경제는 재벌을 집중적으로 비호하면서 이제는 빼도 박도 못하는 독점의 구조가 되었다. 권력화 된 재벌은 약탈적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살인적인 경제체제를 완성해 놓았다.

사회복지 영역도 독점의 기형적인 구조를 벗지 못하고 있다. 고위관료와 폴리페서들만의 잔치가 날마다 벌어지고 있다. 그들은 어느 날 갑자기 이러저러한 일을 하겠다고 나선다. 몇 사람이 속닥거리다가 마치 유토피아적인 정책이라도 마련한 것처럼 호들갑을 떤다. 현장은 난감하다. 기본적인 인프라도 부실한 마당에 혹시라도 반대하는 의견을 내기라도 하면 발목잡기로 매도한다. 정책결정의 독점이 키운 비정상적인 양상의 끝판인 셈이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우리 사회를 공정사회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이 독점의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 무한권력의 정점에 있는 국회와 재벌 그리고 검찰을 포함한 고위관료와 언론의 독점적 지위를 허물어내야만 공정한 사회, 정상적인 사회로 돌아올 수 있다. 강력한 규제와 징벌적 문책이 필요한 이유다. 그래야 비로소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세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