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학대사건…제주 장애인거주시설 왜이러나
잇따른 학대사건…제주 장애인거주시설 왜이러나
  • 전진호 기자
  • 승인 2019.12.1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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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장애인인권포럼, 장애인단기보호시설서 발생한 장애인 인권유린 및 학대 규탄 성명 발표
지난달 15일 서귀포 장애인거주시설에서도 폭행당한 장애아 방치 드러나 경찰 수사

최근 제주지역 장애인거주시설과 단기보호시설 등에서 잇따라 학대 등의 사건이 벌어지는 것과 관련해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성명서를 내고 제주시의 행정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제주KBS 화면 캡쳐
@제주KBS 화면 캡쳐

제주 KBS 보도에 따르면 제주시의 한 장애인단기보호시설에서 시설 원장과 아들인 사무국장은 거주 장애인들에게 수차례에 걸쳐 폭행과 직업재활체험이라는 명목 하에 거주인들을 지인이 운영하는 파프리카 농장에서 무임노동을 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시설 모든 구역의 청소와 시설점검, 당직일지 작성은 물론 시설원장과 사무국장의 개인 세탁까지 시켰으며, 말을 듣지 않는 거주인에게는 ’나가라‘는 등의 말로 정신적인 학대까지 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무국장이 던진 물컵에 이마가 찢어져 응급실에 가서 꿰매었다는 입소자 지인의 발언과 치료비 명목으로 입소자의 돈을 횡령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으며, 시설에 거주하고 있는 20대 지적장애여성이 외부로부터 성폭행이 의심되는 호소에도 원장과 일부 직원 등은 성폭행 의심사항에 대해서 조직적으로 그 사실을 묵살한 사실도 드러났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성명서에서 “지난 5월 도내 한 특수교사의 신고로 알려진  이 사건은 현재 장애인인권유린 및 학대를 한 해당시설 및 가해자는 신체적학대, 노동력착취, 정서적 학대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 수사중인 상황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장애인복지시설에서의 이러한 학대는 과거 어떤 사건보다 그 심각성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최근 발생하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인권침해와 학대사건에 대해서 경찰과 검찰의 엄중한 수사와 가해자에 대한 엄중처벌 ▲현재 거주시설에 있는 피해장애인들이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제주도와 행정시는 구체적 대책 마련 ▲거주시설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자립생활지원체계 수립 등을 요구했다.  

한편, 최근 서귀포의 장애인거주시설에서도 20대 입소자가 7살 자폐아동을 바닥에 던져 머리를 심하게 부딪혔는데, 방치한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제주KBS 화면 캡쳐
@제주KBS 화면 캡쳐

제주 KBS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시설에 거주하는 한 장애남성이 A군을 집어던져 뒷통수가 바닥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하자 당직 교사는 병원으로 데려가려고 했으나 시설 측의 만류로 특별한 조치없이 방치했다. 주말인 23일 A군의 아버지는 A군을 집에 데려왔으나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몸을 만지지 못하게 하는 등 이상행동을 보이자 담당 교사에게 따졌고, 폭행사건이 발생했으나 그대로 방치한 사실을 알게됐다고.

A군 아버지는 27일 A군을 병원에 데려가 진찰한 결과 ‘뇌진탕’ 소견을 받자 시설 원장을 장애인복지법으로 서귀포 경찰서에 고소한 상태다.

A군이 방치된 사실은 이번 뿐만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의 아버지는 “퇴직 교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8일에도 비슷한 일로 A군이 넘어져 왼쪽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고, 입에서도 피가 난 적이 있어서 병원에 데려가려고 했으나 원장이 안다고 된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시설 원장은 “A군의 자폐 특성상 앞에 걸리적 거리면 툭 밀리는 경향이 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제주KBS 취재 결과 드러났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다른 입소자 부모들의 제보도 이어졌다.

한 입소자 부모는 “아들이 집에 올때마다 귓볼에 멍이 들어와 물어보니 원장은 ‘민간요법을 해서 생긴 멍’이라고 했다. 이 얘기를 한 이후에는 멍이 들어오지 않았다.”며 “생활공간에서도 냄새가 지독하게 나 매번 지적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