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 74만개 중 민간분야 17%뿐…지속가능성 의문
노인일자리 74만개 중 민간분야 17%뿐…지속가능성 의문
  • 웰페어이슈(welfareissue)
  • 승인 2020.01.0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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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한재준 기자 = 정부가 올해 1조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74만개 규모의 노인일자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민간 분야 일자리 비중은 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분야 일자리 중에서도 기업과 연계한 '시니어 인턴십' 일자리를 더욱 구하기 어려워 지속가능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정부의 '2020년도 노인일자리 사업계획'에 따르면 올해 노인일자리 채용 규모는 74만명으로 지난해(64만개)보다 10만개 늘어났다. 사업 예산도 1조2015억원(국비 기준)으로 지난해 예산인 9228억원보다 2787억원 증가했다.

유형별 노인일자리 사업을 보면 공공형이 57만3000명으로 전체 일자리의 77.4%를 차지했으며, 사회참여활동서비스형과 민간형은 각 3만7000명(5.0%), 13만명(17.6%)에 불과했다.

평균 임금 수준이 높은 민간형 일자리 비중은 지난해(16.1%)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대부분은 공공형 일자리였다.

특히 민간 기업과 연계해 고령층의 계속고용을 유도하는 시니어인턴십 일자리 규모는 올해 1만8000개로 전년(1만4000개) 대비 4000개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해까지 기업 연계 노인일자리는 시니어인턴십(9000명)과 기업연계형(5000명) 두 가지 유형으로 추진됐지만 올해 시니어인턴십으로 사업이 통폐합됐다.

만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민간형 일자리 대부분은 시장형사업단(6만명)과 취업알선형(5만명)이 차지했다. 해당 유형은 소규모 사업단에서 공산품을 제조하거나 경비·청소·가사 직종에 종사하는 일자리가 대부분으로 사실상 정부 차원의 일자리 사업에 가깝다. 평균 월 임금(월 평균 31시간 근무)도 31만원~134만원 수준으로 시니어인턴십(월 170만원)보다는 적다.

민간 분야 노인일자리 사업 직종이 단순 서비스업종에 한정돼 있다는 점도 문제다.

올해 정부의 민간형 노인일자리 사업단은 Δ공동작업장(307개) Δ식품 제조·판매(232개) Δ공산품 제작·판매(72개) Δ매장운영(529개) Δ지역영농(110개) Δ기타 제조 판매(97개) Δ아파트 택배(84개) Δ지하철 택배(19개) Δ세차 및 세탁(23개) Δ서비스 제공(575) 등 총 2048개로 대부분 사업이 전형적인 노인일자리나 단순 서비스직 제공을 추진하고 있었다.

정부가 노인일자리 사업 예산을 대폭 늘렸지만 고령층의 실질적인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일 민간 분야 일자리 사업 내실화는 갈 길이 멀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같은 이유로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발간한 '고용안전망 확충 사업 분석 보고서'에서 "노인일자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민간 시장에서 노인에게 적합한 일자리가 부족하다"며 "노인일자리 사업에 다양한 규모·업종의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실제로 민간 분야에서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부도 민간 분야 노인일자리 사업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지만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서도 민간형 일자리를 키우고 싶지만 현실적인 제한이 있다"며 "기업과 연계한 노인일자리의 경우 정부는 보조만 해주고 민간에서 고령층 인력을 채용해야 하지만 기업의 수요가 많지 않다. 앞으로도 (노인일자리 사업이) 민간형 중심으로 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같이 올해도 노인일자리 사업 대부분은 공공형 일자리다. 공공형 일자리는 기초연금 수급자를 대상으로 복지시설 봉사 등 월 30시간의 활동을 하면 월 27만원을 지급하거나, 만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월 10시간의 재능나눔 활동에 월 10만원을 지급하는 사업이어서 실질적인 고용 창출보다는 소득 지원 성격이 강하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노인일자리 사업이 공공형 위주로 추진된다면 지속가능성이 없는 재정 의존 사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노인일자리는 대부분이 공공분야에서 제공되고 있고 반복 참여율도 높다"며 "대부분 정책이 자발적인 민간 일자리로 연결되기보다는 재정에 의존하는 복지 지원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자리 사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다음 일자리로의 전환이 가능하도록 노인일자리 사업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