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법인 백십자사 사태, 공대위 출범 "부정행위 대표·임원진 해임 촉구"
사회복지법인 백십자사 사태, 공대위 출범 "부정행위 대표·임원진 해임 촉구"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0.01.1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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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위, ▲백십자사 임원진 전원 해임 및 임시 이사 파견 ▲특별감사 실시▲ 백십자사에 대한 행정처분 이행상황 공개 등 요구
관계 부처, ◆정보공개=청구 요청하면 심의위에서 결정 ◆특별감사=구체적 내용 모아주면 합동점검 실시 ◆이사진 전원 해임=불법여부, 행정서 파악 어려워
백십자사 대표이사 “언론, 공권력 이용해 이사회 와해시켜 장악하려는 의도”…”대표이사 사임하겠다”

회계 비리, 부당 인사 등으로 내홍을 겪고있는 사회복지시설 백십자사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경기 인천사회복지사협회를 비롯해 경기복지시민연대, 부천시사회복지협의회, 전국사회복지유니온 등 백십자사 정상화 촉구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15일 경기도의회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백십자사 대표이사 해임 및 특별감사 실시를 요구하고 나섰다.

@공대위
@공대위

 

공대위 측은 “사회복지법인 백십자사는 60여 년간 부천과 인천을 중심으로 고아와 장애인 등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지원해왔으며, 산하시설들은 전국적으로 우수성과 모범성을 인정받아왔다.”며 “그러나 1999년 설립자 사망 후 장남(현 대표이사)이 이사회를 맡게 되면서 설립목적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6~7년 전부터는 시설후원금 횡령, 위법한 회계운영, 직원에 대한 갑질, 종교와 후원 강요 등 자신의 직위와 권한을 남용한 대표이사의 반 복지행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백십자사의 정상성과 공익성을 회복하기 위해 공대위를 구성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공대위 문서 캡쳐

공대위 “특별회계 만들어 대표이사 급여, 외제차, 호텔 회원권 등에 사용” 주장

공대위에 따르면 “백십자사 대표이사는 지난 2013년부터 시설 장애인을 위해 사용해야 할 5억 여 원의 시설예산을 가져가 위법한 특별회계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본인의 급여는 물론 외제차, 고급호텔, 리조트 회원권 등을 구입했고, 개인 병원비 등으로 사용했다.”며 “이에 대해 지난 2017년 7월, 위법상황이 드러나 행정처분을 받았으나, 아직 이행하지 않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20여 건의 소송과 고소 고발을 진행하며 4억 여원의 예산을 소송비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대표이사는 시간 외 수당을 허위로 청구하고, 시설 바자회 비용을 사취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4월 5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아 지난해 8월 경기도로부터 해임명령을 받았으나, 이또한 소송을 제기해 현재까지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직원들에 대한 비도덕적 행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공대위는 “임성국 대표이사는 시설과 직원들에게 위법한 지시를 지속해 2017년부터는 지시에 따르지 않거나 문제제기하는 10명 이상의 시설 직원들에게 사직을 요구했으며, 합법한 절차없이 부당한 인사처분과 시설장 해임으로까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능보강사업과 모금사업 등을 중단시켜 시설을 어렵게 했으며, 직원들에게 폭언과 인격모독은 물론 후원까지 강요했고, 발달장애인을 비하하는 말도 서슴치 않았다. 또 채용비리와 부법 인력운영도 개의치 않았고, 자신의 노후건물을 시설 장애인에게 이용하게 해 임대료를 챙겼다.”며 “대표이사 아들은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며 산하시설 직원들에게 폭언은 물론 사직을 강요하는 갑질을 지속했으며, 대표이사 부인 또한 종교행위를 직접 주관하면서 직원들과 시설 장애인에게 종교행위를 강요하고 인사에까지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공대위 문서 캡쳐

대표이사 아들, 부인 갑질 의혹…인사까지 개입 주장

공대위 측은 2017~2019년 사이 시설 직원들에게 사직을 강요해 국장과 시설장 1명이 보직해임, 강등 2명, 시설장 2명은 해임됐고, 지난 2019년 12월에도 3명에 대한 부당 인사조치(강등)를 지시해 1월 중 시행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대위는 “현재 백십자사 이사회는 외부 추천임원을 제외한 7명의 임원이 대표이사의 지인으로 구성돼 있어 대표이사의 위법행위와 반 복지행태가 가능하게 해왔다.”며 “대표이사 해임명령을 5개월째 이행하지 않고 있어 2개월 내 의결해야 하는 현행법을 어겼으며, 외부추천임원에 대한 해임까지 강행해왔다. 또한 산하시설 건물을 숙박업처럼 운영해 불법회계 운영, 부적정 예산 운영, 외부추천이사와 감사, 시설장 해임 등을 모두 승인해주고 있으나 주무관청은 관리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책임을 이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대위는 “백십자사가 현재의 구조로는 정상적인 법인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백십자사 임원진 전원 해임 및 임시 이사 파견 ▲특별감사 실시▲ 백십자사에 대한 행정처분 이행상황 공개 등을 요구했다.

@공대위
@공대위

관계 부처, ◆정보공개=청구 요청하면 심의위에서 결정 ◆특별감사=구체적 내용 모아주면 합동점검 실시 ◆이사진 전원 해임=불법여부, 행정서 파악 어려워

기자회견을 마친 후 경기도청 복지국장, 부천시 장애인복지팀장, 경기도 교육청 특수교육과장, 인천시 옹진군 주무부서 팀장 등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관련 공무원은 정보공개와 관련해 “제3자와 관련한 정보이기 때문에 수월하지는 않겠지만 공개가능하도록 하겠다.”면서 “(공대위 측에서) 정보공개 청구를 요청하면 정보공개 심의위원회에서 공개여부를 결정할 것이며, 담당부서에서 공개여부나 일정을 밝히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특별감사 요청에 대해서는 “이전에 점검한 사안 외에 구체적인 내용을 모아주면 기관들과 합동 점검을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며, 이사진 전원 해임에 대해 대해 “국가기관이 재량권을 갖고 임원해임을 하게되면 사회적으로 큰 반발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엄격한 기준을 가져야 한다.”며 “정서는 이해하나, 불법여부를 행정에서 파악하기 어렵다.”라며 난색을 표명했다.

백십자사 대표이사, “언론, 공권력 이용해 이사회 와해시켜 장악하려는 의도”…”대표이사 사임하겠다”

한편, 백십자사 대표이사는 지난 13일 밝힌 입장문을 통해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임 대표이사는 “지난 2016년 장기연임 중인 시설장들의 문제가 대두돼 순환보직을 결정했고, 이 과정에서 회계담당자의 공익제보로 막내 동생인 임성현 전 원장이 10억 원 이상 촉탁의사 인건비 및 후원금, 시설공사 리베이트 등 횡령사실이 드러났으며, 시설 직원들의 후원금을 지정기탁해 개인 추가수당(매월 직책보조비 80만원, 조정수당 40만원)으로 충당한 사실이 드러나 해임을 결의하게 됐다.”며 “이 과정에서 임 전 원장이 자신의 인맥을 이용해 지인들을 외부추천 이사로 추천하는 등 지속적으로 법인이사회 업무를 방해했으며, 특히 공대위 위원장인 정인조 대표는 법인 외부추천 이사 시절 불법 유출된 공문서로 이사회 성립을 의도적으로 방해했을뿐만 아니라 허위사실이 담긴 탄원서로 백십자사의 표적감사를 유도해 이사회를 와해시키려 했다.”고 주장했다.

사회복지법인 백십자사 임성국 대표이사가 지난 13일 발표한 입장문
사회복지법인 백십자사 임성국 대표이사가 지난 13일 발표한 입장문

특별회계와 관련해 이 대표이사는 “지난 1996년 부천시의 정관 변경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아카데미하우스도 이를 근거로 2013년부터 특별회계로 편성해 운영한 것.”이라며 “지출내역은 법인상근임직원 인건비 및 운영비, 장봉과 부천시설의 법인전입금, 시설유지보수 및 공사비 등으로 투명하게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관련해 경기도와 임 전 원장이 형사고발을 했으나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행정소송에서 사회복지재무회계 규칙에 없는 특별회계 운영에 대한 인정이 기각돼 장봉혜림원과 요양원으로 전출된 금액을 면제받고 나머지 1억5천만원에 대해서는 시설회계로 전출하라는 촉구가 있어서 현재 충실히 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이사는 “모든 사항에 대한 법적 판결이 끝났고, 일부 행정처분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성실히 이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극적인 언론 플레이로 경기도청과 경기도교육청 등 공권력을 이용해 또 다시 이사회를 장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본인은 선친의 뜻을 이어 어려운 사회복지계의 현실 속에서도 백십자사를 이끌어 오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이제 이사회 승인을 거쳐 현 백십자사 이사장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1957년 고 림병덕 목사가 전쟁고아를 돌보기 위해 시설을 만들며 시작한 사회복지법인 백십자사는 발달장애인 거주시설 4개소, 직업재활시설 2개소, 특수학교 1개소, 어린이집 1개소, 공동생활가정 11개소 등 19개소의 시설에서 발달장애인 400여 명, 직원 200여 명을 두고 있으며, 연간 150여 억원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