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은 찾되, 과하지는 말자
할 일은 찾되, 과하지는 말자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0.03.2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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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당초 중국에서 신종 바이러스 때문에 사람이 죽어나간다는 뉴스를 접할 때만 해도 ‘그러다 말겠지’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고약한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집단 패닉상태에 빠뜨리고 있다.

안이하게 대응했던 나라들은 이제야 방역과 진단체계를 정비하고 나라를 통째로 봉쇄하는 등의 대책을 세우느라고 부산스럽다. 우리나라는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통합적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신속한 진단과 투명한 정보 공개에 이어 다소 과도할 정도의 대응으로 확산세가 주춤하다. 이 과정은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한다고 들었다.

특히 이번 사태의 격전장이 된 대구경북으로 달려간 의료진의 소식은 귀감이다.
순수하게 자원봉사를 하려고 대구경북을 찾은 민간의료진이 많다고 해서 세계 언론이 놀라고 있다. 집 떠난 119대원들의 활약과 생활치료시설에서 자원의 분배와 배달 등의 어려운 일들로 수고하는 이들의 노고는 두고두고 칭송받을 일이다.

이런 와중에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는 이들도 있다. 컨트롤타워가 없었다는 둥, 초동대처에 미흡함이 있었다는 둥, 과도한 대응에 문제가 많다는 둥의 어처구니없는 말들을 이곳저곳에 흘리는 자칭 전문가들이 있다. 외국 언론들이 한 목소리로 우리의 대응을 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마당에 흘러나오는 잡음이어서 안타깝다.

사회복지계를 향해서도 마치 두 손 놓고 있는 것처럼 호도하는 이들이 있다. 현장의 사정을 몰라도 한참 몰라서 하는 소리다.

지금 사회복지현장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쁘다. 이용시설들은 취약계층의 보호를 위해 도시락과 밑반찬 제공, 방역과 안부 살피기, 자원의 연결과 배분을 위해 동분서주한다. 생활시설의 경우도 초기부터 철저한 개인위생관리와 예방적 차원의 각종 조치로 인해서 대구경북을 제외하면 감염사례가 그닥 많지 않다. 사회복지시설의 책임자와 종사자들이 한 마음이 되어서 막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 달 동안 사회복지계는 방역과 확산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까지 치른 마음 고생과 몸 고생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다. 사정이 이런데도 사회복지단체나 시설의 구성원들이 마치 할 일을 방기하고 있는 듯한 언사는 바람직하지 않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지자체장은 해당 지자체를 지키는 것이 본분이다.
사회복지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사회복지계의 연대적 활동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마땅히 협력해야 한다. 그러나 불필요한 말로 현장을 옥죄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