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안복지관 위수탁 문제는 현재형이다
하안복지관 위수탁 문제는 현재형이다
  • 전진호 기자
  • 승인 2019.03.06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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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
하안복지관 위수탁 문제가 터지자 과거 수탁 당시의 이야기가 회자되며 시니컬하게 비난하는 글과 이야기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과거 지금의 법인이 위탁받을 때도 같은 방식으로 뺏었는데 지금은 자기네가 뺏기니 사람들을 선동해 뒤집으려 하고, 부화뇌동한 직원들이 앞장서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것이고, 현 복지관장은 어떤 사람이다 인물평이 나돈다. 말미에는 직원들이 이렇게 나설 경우 신규 위탁받은 기관에 괘씸죄에 걸려 직원 승계가 어려울 수 있으니 조용히 하는 게 좋다는 나름의 충고도 이어진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과거에 그랬으니 앞으로도 그래야 할까? 내로남불?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론 과거의 이야기에는 별 관심 없고,  지금 당면한 부조리에 대해 지적하고 싶다.

법인이 위탁을 포기해야 할 만큼 큰 귀책사유가 없는, 의례적인 위수탁 심사에서 특정 법인이 탈락하고 새로 선정되는 일은 하안이 아니더라도 놀라움이며 논란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심사 기준에 대해 궁금할 수밖에 없고, 심사위원은 어떤 사람이며 처리 과정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데 모든 것이 비공개다. 해당 지역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도 비밀이다. (모든 과정이 투명한 속에서 절차대로 이뤄졌는데 누가 비난하고 비판할까!)

아다시피 이번 논란의 핵심은 하안복지관만의 문제가 아니다. 
얼마 전 기관장 심사에 돈 봉투 청탁으로 큰 문제가 됐던 제주 탐라장복도 관장 심사 때마다 심사 기준 등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왔고, 기관의 직접 관계자가 아닌 탓에 외면과 침묵 속에서 쌓이고 쌓여 돈 봉투로 폭발된 것에 불과하다.

지금 진행 중인 감사 청구 등은 하안뿐만 아니라 또 다른 하안의 사례를 앞으로는 막아보자는 뜻이다.
이것을 과거에 어땠으며, 관장 품성을 논하고, 직원들 연루를 체크하며 재단하거나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앞으로도 비리와 부조리에 의해 좌지우지되자는 말과 다름없다.

작은 찻잔에 불과하지만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고, 공유를 하고, 정보공개를 청구하고, 감사인으로 참여하고, 함께 기자회견에 나서는 작은 일 하나하나가 모여서 변화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믿는다. 변화의 자리에 더 많은 이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해주는 게 선배들의 자세 아닐까 싶다. 시니컬하게 모두를 싸잡아 비난만 하는 속에서는 그 어떤 것도 절대 바뀌지 않는다는걸 우리는 경험해왔다. 

지금 이순간에도 변화를 위해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사회사업가 모두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