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센터장이 바라본 코로나19 재난상황에 대한 소고
자원봉사센터장이 바라본 코로나19 재난상황에 대한 소고
  • 함형호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4.15 1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아직도 종결되지않은 재난 코로나19.
이 시기에 서울시 양천구 자원봉사센터장으로 일하면서 보게되고, 볼 수 밖에 없는 여러가지 사항에 대해 기록하고 싶다.

자원봉사자
무엇보다 국가의 재난상황이 일어나니 제일 먼저 움직이는 민간은 자원봉사자다.
서해안 기름유출때도 그랬고, 4.16 세월호 때도 팽목항에서 유족과 함께하며 힘이 되어준 사람들도 자원봉사자였다.

이번 코로나19의 국가 재난상황에서도 '사회의 문제해결은 주민 스스로 해결한다'는것을 가장 최일선의 현장에서 볼 수 있었다.

방역을 시작으로, 마스크 대란 때 제일 일선에서 움직이며 마스크를 직접 만들고, 가지고 있는 마스크를 나누는 속칭 '마스크 의병'들이 그랬고, 사람이 필요하고 함께해야 하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나타난 진정한 '슈퍼 히어로' 자원봉사자다. 

하지만 자원봉사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아쉽다. 
공공에서의 자원봉사자는 '부족한 인력을 보충하기 위한 고마운 존재'일 뿐이고. 시민사회 영역에서는 '선행의 주체이자 감동을 주는 사연'일 뿐이다.

자원봉사에서 말하는 자발성은 '누구나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자발성을 시작으로 영향력을 주고 받게 된다. 처음의 움직임은 개인의 생각일지 모르지만, 그 선한 영향력은 사회를 움직이고 지탱하는 큰 힘이 된다. 

따라서 이들을 그저 필요한 인력으로 보거나, 이들이 하는 것이 감동을 주는 좋은 사연정도로만 본다면 자원봉사 활동이 가진 더 큰 힘을 바라보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자원봉사자를 바라보는 관점은 '고맙고 감사하네' 식의 동경의 표시가 아니라 '나 역시 사회의 일원으로 역할을 해야지'라는 다짐의 순간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그들은 재난 속 위대한 영웅이지만 바로 내 옆집에 사는 이웃이고, 나와 함께하는 동료다. 이들만 특별한 영웅이 아니라 우리 모두 영웅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자원봉사자가 되기 위해 1365에 가입해 활동하고, 시간을 인증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의 자원봉사자 활동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안에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해 나가는 것, 그것이 한 사람의 영웅 탄생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이 사회를 지키는 영웅으로 거듭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난 이번에 코로나19 재난상황에서 자원봉사의, 자원봉사에 의한,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자원봉사센터장의 역할을 하면서 진정한 이 사회를 지탱하는 힘을 보고 느꼈으며 수많은 슈퍼히어로들을 통해 진심으로 고개숙이고 감사함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