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과 청년을 잇는 사람이 중요하다.
주민과 청년을 잇는 사람이 중요하다.
  • 김석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4.1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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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 소통하는 마을만들기3

마을에서 청년들이 활동하거나 생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지원하는 것은 중요하다.

청년들 스스로가 그리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쉽지 않다. 낯선 환경에서 낯선 사람들과 만나 함께 한다는 것은 청년들에게 쉬운 일은 아니다. 낯선 청년을 맞이하는 주민들도 마찬가지다.

이 낯섦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서로의 관계가 좀 더 수월하고 매끄럽게 연결 될 것이다. 주민과 청년을 이을 매개자ㆍ중재자가 필요한 것이다.

마을주민 중에 역할을 해주실 분을 찾으면 좋다. 이장님, 부녀회장님 또는 마을(회관)의 실질적 리더가 누군지를 파악한다면 더 좋다. 우리마을에서는 위원장님과 내가 그 역할을 했다.

청년들이 처음 마을에 오면 함께 인사를 다니고 자연스러운 만남이 되도록 도왔다.

청년작가들이 마을에 왔을 때도, 대학생들이 봉사활동을 왔을 때도, 사회복지실습생이 왔을 때도 함께 마을을 돌며 소개하고 인사했다.

 

청년작가들과 함께 하기

청년작가들과 마을인사
청년작가들과 마을인사

마을에 청년 작가들이 벽화를 그리고, 마을이야기를 글로 적는 작업을 하는 계기가 있었다. 작가들과 처음 같이 한 일은 마을회관을 돌며 주민들을 만나는 것이었다. 벽화를 그려도 괜찮은지 묻고, 어떤 벽화를 그리면 좋겠는지 상의했다. 마을의 역사와 유래, 상징적 장소들에 대해 주민들께 묻고 이장님과 함께 마을을 돌며 이야기를 들었다. 나를 통해 이장님을 소개 받고, 이장님을 통해 주민들을 만나고 주민들을 통해 청년작가들이 할 작업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거쳤다.

그렇게 마을의 유래가 담긴 우물과 서당의 이야기가 담긴 벽화가 그려지고, 쌍시암(두개의 우물)의 전래가 담긴 마을이야기가 동화형태로 만들어졌다.

벽화그리는 청년작가와 대학생들
벽화그리는 청년작가와 대학생들
마을이야기가 있는 벽화
마을이야기가 있는 벽화

주민들과 청년들의 리빙랩프로젝트

김제행동하는청년협동조합 이라는 청년조직이 있다. 김제시의 몇개 마을을 돌며 리빙랩프로젝트로 마을에서 필요한 것들을 주민들과 함께 청년들이 지원하는 활동을 했다.

다른 마을들은 1~2회성 사업으로 진행했다. 두월노을마을에서는 6회정도를 진행 했다.

주민들과 함께 마을홍보영상을 만드는 것이 프로젝트의 핵심이었다. 처음 청년들과 함께 마을회관에 가서 인사를 했다. 김제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임을 소개하고 앞으로 어르신들과 함께 노래를 개사해서 연습하고, 영상촬영을 해서 홍보영상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일정을 안내하고 안면을 익혔다.

주민들과 인사하는 청년들
주민들과 인사하는 청년들

2회기에도 동행하여 청년들의 활동을 거들었다. 아리랑과 강강술래의 노랫말을 마을의 상황에 맞게 주민들의 의견과 생각을 들어 개사했다. 청년들은 어르신들과 이야기 나누는 경험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힘들어했다. 중간에서 마을의 상황과 이제까지의 경험을 함께 나누며 주민들의 말을 이끌어 내는 것은 매개자의 몫이었다.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주민들과 함께한 시간들과 함께한 경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의 확대가 필요하다.

아리랑과 강강술래 연습
아리랑과 강강술래 연습

그 이후에는 개사한 노래를 함께 연습하고, 춤도 연습하고, 한복을 입고 장단을 맞추고, 연습과정과 공연하는 것을 영상에 담아 편집하여 홍보물을 만드는 과정을 거쳤다. 음악을 전공하고, 악기를 잘 다루고, 영상에 소질 있는 청년의 재능과 마을어르신들의 구성진 가락, 그리고 흥과 끼가 만나 즐겁고 의미 있는 활동이 되었다. 연말 마을활동 공유회에서 발표 할 때도 다른마을의 부러움을 샀다.

마을홍보영상촬영
마을홍보영상촬영

결국 사람이다.

청년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주민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각자의 강점을 살피고 그것을 잘 연결하는 일. 그 강점들이 잘 조화되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일을 하는 사람들이 마을활동가요. 마을에서 주민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사회복지사, 사회사업가들의 몫이 아닐까 생각한다.

서로를 이어줄 수 있는 사람(매개자ㆍ중재자)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관계의 질에서도, 청년들과 주민들 활동의 결과물에서도 큰 차이가 발생한다. 마을에서 주민들과 청년들이 조화롭게 활동하고 삶을 꾸리기 위해서는 결국 ‘사람’ 사이를 이을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