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진정한 민관협치란?
코로나19 시대, 진정한 민관협치란?
  • 함형호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4.2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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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센터장으로 바라보는 코로나19사태에 대한 소고(2)

공공의 역할

일단 국가적 재난상황이 벌어지고나니 공무원들에게 주어지는 가장 큰 부분은 책무성이었다.
개인에게 주어지는 일들도 다양한 매뉴얼에 의해 움직이지만, 재난사태가 일어나니 공무원들에게는 단순히 주어지는 업무 뿐만 아니라 책무성에 대한 중압감이 굉장히 크게 느껴진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

사실 공무원의 일 자체가 갖는 책무성이야 두말할 나위도 없지만 재난상황에서의 책무성은 공무원 개개인의 생각을 더 집중하게 만드는 비상상황이었다. 누구보다 노력하고, 한발자국 먼저 고민하며, 국민의 안심과 안녕을 위해 노력하는 다양한 부분을 보면서 공무원들에대한 감사를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다.

중앙방역 대책본부의 역할을 보면서도 느꼈고, 각 기초 단체의 공무원들이 마스크 수급 사각지대 주민들을 위하여 백방으로 돌아다니며 마스크를 구하러 다니고, 주민과 협력하여 면 마스크를 만들고, 방역 취약지역을 찾아내서 방역하고... 눈에 보이는 상황말고도 비상근무를 통해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는 등 고마움을 느꼈다.

하지만 감사함만 있지는 않다.  
자원봉사센터장으로 있다보니 이러한 중대한 사항일때 공무원들만의 힘으로는 어려움을 느낀다는것을 느꼈고, 민과 관의 협력이라는 것이 어떻게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많이 보게 되었다. 그러나 민과 관의 협력이라는 것이 아직은 서로의 관점이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는데, 우선 지역 방역이 시작되자 공무원들만의 힘으로는 벅차기 시작했고, 주민조직과 자원봉사자와 함께하지 않으면 해결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그때 행정의 입장은 '준비다 되어있으니 민간 들어와'였다. 결정하고 부르는 것과 함께 하자고 하는 것은 다르다. 사실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하고 그것이 책무성을 갖는 행정이 해야 한다면 인정할 수 있으나, 보다 민관협치의 관점에서 함께한다는 의식을 갖기에는 아직 무리수가 따르는 것일까.

두번째는 마크스였다. 전국적으로 마스크 수급에 문제가 생기자 국가는 공적마스크라는 형태로 마스크 유통을 관리했고, 유통을 관리하다보니 판매처에서 인력의 부족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때 제일 먼저 생각난 인력수급은 자원봉사자다.

전국의 자원봉사센터에 판매 도우미 자원봉사자를 요구했고, 지역의 상황과 여건에 따라 어느 지역은 자원봉사자로, 어느 지역은 초단기 일자리 창출 인력으로, 또 어느 지역은 공공인력(공무원 또는 공익요원)으로 해결했다.

여기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자원봉사자를 동원가능한 인력으로만 봤어야 했을가. 그리고 그 결정을 일방통행으로 지시하는 형태로만 나타났어야 했을까. 국가적 재난상황이기에 예외와 변수를 두고서라도 자원봉사자활동을 연계하려고는 했지만, 과정에서 좀더 민관협력적일수는 없었을까. 

이러한 문제는 나중에 민간위탁 복지관에 동주민센터 파견 요청에 관한 건으로도 충분히 나타난다.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일방적인 공문하달은 그 반로다. 

책무성이라는 단어에는 책임에 대한 부분도 있지만, 문제의 원인을 찾아 차후에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행정이 갖는 책무성의 무게감은 이해하지만 민관협력의 상황에서는 책무성이 무거운 책임감이 아니라 함께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으로 인정되는것이 필요해 보인다.

공무원이 해야 할 일을 책임으로 맡기거나, 공무원의 책무성을 낮추기 위해서 민간의 인력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민과 관의 협력의 지점은 어디이고, 함께하는 동반자의 입장에서 민간을 바라보고 문제를 해결 해 간다면 보다 나은 부분의 해결책들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았을까?

공무원인 행정이 해야할 명확한 역할이 있고, 민간은 민간이기에 갖는 자율성이 있다. 사실상 민관협력은 책임과 자율의 조화를 어떻게 이뤄가느냐, 그리고 시작점에서부터 함께 해결방안을 만들어가는 상황을 만들어 내야 진정한 의미의 민관협력이자 민관협치인 것이다. 각각의 역할을 잘 해 내는것도 협치에 있어서 중요하지만 공통의 문제의식과 함께 하면서 문제 해결과정을 만들어내고, 문제 해결에 대한 성과를 함께 갖는것이 이뤄져야 진정한 협치다.

가장 어려울때 함게하는 사람이 진짜 친구라고 했던가.

이번 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공공의 진정한 파트너는 자원봉사자들이었다.
함께하는 동역자로서의 상황을 잘 만들어 내기만 한다면 어떠한 어려움도 함께 이겨 낼 수 있다는것을 확인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게 진짜 친구인 자원봉사자들이고, 그 친구와 함께하는것이 진정한 민관협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