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울림’을 듣다!
‘영혼의 울림’을 듣다!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0.05.06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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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페이스북에 올라와 있는 김일용 관장의 노래를 들었다.

그가 노래를 사랑하고, 즐겨 부르는 노래마다 깊은 울림이 담겨 있어서 그가 노래를 부른다면 무작정 좋다. 그런데 페이스북에 그의 노래가 올라왔다. 반가웠다. 그가 부른 노래는 가수 조동진의 ‘행복한 사람’이라는 노래였다. 조동진의 묵직하고 장중한 음성도 좋지만, 차분한 목소리를 통기타에 실어서 들려주는 김 관장의 노래 결도 살갑고 다정했다.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의 친숙한 목소리여서 더 그랬을 것이다.

그가 노래로 물어왔다. ‘울고 있나요...’
코로나19라는 고약하고 못된 바이이러스로 온 세상이 가라앉아 있는 마당이어서 그의 나지막한 노래에 얹혀 있는 물음은 그냥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노래를 듣는 순간 뭉클했다. 눈가에 뭔가 맺혀 시야마저 흐려졌다.

오랫동안 잊고 지낸 노래였지만, 매캐한 최루탄 연기 속을 콜록거리며 뛰어다니던 시절이 떠올랐다. 전주시내의 허름한 주막집에서 한 잔 걸치고 눈물바람으로 부르던 노래여서 더욱 그랬다. 그가 다시 노래로 대답했다.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요즘도 가끔 그의 계정을 일부러 찾아들어가서 이 노래를 듣는다.
나름의 추억과 사연이 있는 노래여서 그렇기도 하지만, 들을 때마다 감흥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별히 노래 가사 중에 ‘남은 별을 찾을 수 있는 눈이 있으니 행복하지 않느냐’는 내용이 가슴을 일렁이게 한다.

그 옛날, 열악하기 이를 데 없는 사회상황을 어찌 해보겠다고 나대던 시절이 있었다. 변변한 운동조직도 없는 상황에서 다짐을 같이 하는 작은 불씨들과 온 몸으로 발버둥 치던 때가 생각난다.

그런 연유로 탁하지 않은 눈을 품으려고 애쓰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내세울 것은 없지만, 그 정신으로 살아보려고 나름 노력했다. 그런 발걸음을 이 나이까지 유지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일깨워 준 지인들이 생각난다. 대학교와 신학교에서 ‘삶의 길’을 함께 나눈 은인들이다. 이 노래를 꼭 같이 듣고 싶은 사람도 생각난다. 지금은 멀리 다른 나라에 있다. 엎드려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노래에는 경이로운 힘이 있다. 40여 년 전의 기억을 일으켜 세우고, 그 때의 사람들과 그 때의 생각을 붙잡고 살아 온 세월을 차분하게 보여준다.

다시 한 번 김일용 관장의 노래를 듣는다.
감동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 글을 쓴다. 고맙다는 말은 바로 전했으니, 조만간에 거나한 식사자리라도 한 판 마련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