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는 KT ‘마음을 담다’ 캠페인의 본질을 올바로 보라
한겨레는 KT ‘마음을 담다’ 캠페인의 본질을 올바로 보라
  • 웰페어이슈(welfareissue)
  • 승인 2020.05.1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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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리 단체는 KT ‘마음을 담다’ 캠페인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진정을 한바 있다.

우리사회에서 수어가 온전한 언어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농인(聾人)들이 수어를 사용함으로써 받는 차별도 여전하다. 이러한 상황을 무시하고 KT가 농인과 청인(듣는 사람) 가족 간에 음성언어만으로 교감이 가능하다는 광고를 하였기 때문이다. 광고로 인하여 농인과 수어에 대한 편견을 심회시킬 우려가 있어서이다.

KT ‘마음을 담다’ 광고를 본 청인들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여러 언론에서 관련 기사를 다루었다. KT의 새로운 기술이 말을 못하는 청각장애인과 청인 간에 다리 역할을 해준다는 내용이었다. 청인이나 언론들이 수어나 농인들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해서 생긴 것들이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단체가 캠페인을 차별진정을 하고 청인들의 인식도 조금씩 바뀌고 있고, 언론의 기사도 많이 줄었다. 그럼에도 최근까지도 관련 기사들이 눈에 띈다. 대표적인 것이 한겨레기사이다. 한겨레 5월 10일자(5월 11일 수정) 기사로, KT ‘마음을 담다’ 캠페인 광고에 등장하는 가족의 사연 등을 소개하고 있다.

기사 내용도 그렇지만, 큰제목은 “엄마, 인공지능이 내 목소리를 찾아줬어요”이며, 작은 제목이 “‘따뜻한 기술’ 캠페인 성과”, “선천성 청각장애 김소희씨 꿈 이뤄” 등이다. 기사의 내용에만 의지한 독자들은 농인들은 수어가 아닌 음성언어를 원하고, 음성합성 기술이 농인과 청인간의 소통의 대안인 것처럼 여겨질 수 있다.

한겨레는 진보언론이라고 한다. 많은 시민들이 그렇게 기억하고 있다. 정말 한겨레가 진보언론이라면 ‘수어’냐, ‘음성언어’냐를 떠나서 본질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농인 가족들이 왜 농인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하는지, 수어를 통한 소통은 왜 하지 않으려 하는지, 소수자를 배재하고 차별하는 문화가 농인 가정과 사회에 드리워있지는 않는지 말이다.

이런 의미에서 한겨레의 반성하여야 한다. 그리고 한겨레는 명심하여야 한다. 당사자의 욕구에 반하는 기술은 폭력이 될 수 있고, 본질을 도외시한 기사는 당사자를 찌르는 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2020년 5월 14일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