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그 날’이 다시 왔다!
오월, ‘그 날’이 다시 왔다!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0.05.1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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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8일이다. 시기로만 보면 5월은 화창한 장미의 계절인데, 우리는 피와 죽음으로 얼룩진 광주를 생각한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 5월은 장미의 계절로 기억되기보다 악마가 난도질한 역사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저 남도의 눈물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벌써 40년이다. 그런데도 5월의 아픔은 여전하다.

5월의 가장 큰 아픔은, 아직도 진상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는데 있다. 그래서 40년이 지난 지금도 ‘진행형’이다.
총을 맞고 사람이 죽었는데도 총을 쏘라고 명령한 사람이 없단다. 연병장에 끌려 온 청년을 대검으로 죽인 사람도 처벌은 고사하고 오히려 큰 소리를 치고 있다. 그 참담함을 기화로 정권을 잡고서 오만 못된 짓을 골라서 자행한 무리들은 여전히 떵떵거리며 살고 있다. 일말의 죄의식도 없다.

반면에 자식과 남편의 죽음을 길거리 거적때기 밑에서 확인한 이후, 살갗을 후벼내는 고통을 끌어안고 40년을 살아 온 사람들은 오늘도 땅을 치며 통곡한다. 애간장이 타들어가는 울음을 토해낸다. 이래서는 안 된다. 규명해야 한다. 다른 것은 필요 없다. 발포명령자와 살육행위에 앞장섰던 자들을 색출해서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5월의 아픔이 치유되지 않고 반복되고 있는 또 다른 장면은 악의적인 폄훼와 왜곡이다. 예전에는 꼴통보수라고 지칭되는 얼간이들이 이런 패악질에 앞장섰다면, 요즘은 일부 넋빠진 애들까지 이 대열에 합류했다고 한다. 질기고도 못된 왜곡이 왜 근절되지 않는 것일까? 역사의식이 없다거나 잘못된 정보에 기초하고 있다는 말로는 설명이 될 수 없다.

이 더러운 행태는 정치적 계략이 작동한 결과다. 거기에 혐오와 배제를 일삼는 것으로 배를 채워 온 일탈적 무리들이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벌해야 한다. 법정에서 이미 결론이 난 일을 뒤집어서 언급하거나 가짜뉴스를 만들어내는 무리들은 법을 만들어서라도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그래야 이 비극을 밥벌이 수단으로 삼거나 정치적으로 악용하지 못한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1980년 5월의 참상을 제대로 밝혀내려는 이유는 복수를 하기 위함이 아니다. 양민의 가슴을 난자(亂刺)한 반역자들을 낱낱이 가려내고, 배배꼬인 역사의 매듭을 바르게 풀기 위해서다. 해방 이후 지금까지 민족을 배신했거나 사지로 내몬 작자들이 상응한 죗값을 치른 적이 없다.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이제라도 변죽만 울리는 조사 따위는 집어 치우고, 오월의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해서 후세에 교훈으로 남겨야 한다. ‘왜 쏘았는지, 왜 찔렀는지, 트럭에 실려 어디 갔는지’를 밝혀내야 한다.

화해와 용서는 그 다음에나 생각해 볼 일이다.